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클래식카 벤츠 280sl
50년 전 차라는 게 믿기지 않는 스펙과 승차감
실물부터 시승까지 다 뜯어보았다
오늘은 국내에 단 2대 있는 전설의 클래식카, 벤츠 280SL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박물관에 있을 법한 그런 차인데요. 실제로 최근에 오픈한 삼성자동차박물관에 이 280SL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이 차는 68년도부터 71년까지 생산되었습니다. 무려 50년도 더 된 역사의 산물입니다. 엔진은 직렬 6기통이고, 마력은 170을 자랑한다고 하는데요. 일단 가격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클래식카를 좋아하지 않는데 280SL은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정도입니다. 클래식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로망이라고 항상 이야기하시죠.
탑 열 수 있다
여전히 독일에선 부품 수급 가능
탑을 수동으로 열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280SL 매물이 탑의 유무에 따라 금액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합니다. 50년이 넘은 차인데도 불구하고 독일 현지 벤츠 센터에 가서 부품을 주문하면 부품이 아직도 생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클래식카 문화가 잘 되어 있는 거죠. 우리나라는 10년이나 20년 지난 모델들은 부품 구하기 상당히 힘들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올드카를 길에서 보기 힘든데 독일이나 유럽을 넘어가면 이런 올드카들이 굉장히 많이 돌아다닙니다. 관리가 잘 된 매력적인 클래식카들도 많죠.
280SL는 SL 모델 최초로 자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차에는 4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엔진룸을 열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보닛이 앞으로 열리면 자가 정비하는 데에 있어서 수월합니다.
숨 막히는 외관 디자인
차체경량화를 위해 전체 알루미늄 제작
여러 가지 획기적인 게 많습니다. 요즘에는 경량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280SL은 차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전체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벤츠가 보닛의 날렵한 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위대한 개츠비’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탄 차인데 성공의 상징이었죠. 슈퍼카는 돈이 있으면 살 수 있지만, 280SL은 돈이 있다고 해서 사기 쉽지 않고, 유지도 어렵습니다.
전면부 라인이 정말 멋집니다. 요즘에도 AMG 모델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한 줄 들어가는데 이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라디에이터와 보닛이 이어지는 라인이 아주 우아하고 매력적입니다. 라이트도 굉장히 클래식하죠? 주차센서는 당연히 없습니다. 70년도 차에 주차 센서를 기대하는 건 욕심이겠죠? 앙증맞은 사이드미러도 정말 예쁩니다.
후면부 라인도 정말 심장이 멎을 정도로 우아합니다. 이 테일 램프가 살짝 다른데 우리나라 인증을 위해서 호박등으로 교체하셨다고 합니다. 직렬 6기통에서 나오는 시원한 배기음이 매력적인 차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우리나라 도로에 맞게 인증을 하면서 촉매를 달아 배기음이 조금 줄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쉽더라고요. 트렁크 공간이 굉장히 넓습니다. 후면부에 벤츠 마크가 크게 들어가 있는데요. 굴곡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실내는 포르쉐의 느낌이 물씬
크롬 디자인으로 화려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50년이 지난 차치고 실내 관리가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클래식카 특징 중 하나가 실내 공간이 생각보다 넓다는 겁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만 해도 이렇게 닭다리 같이 생겨서 돌리는 게 많았죠. 무엇보다 핸들 디자인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계기판도 클래식한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고급차에 많이 들어가는 게 보통 크롬인데 역시 크롬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에어컨이 특이합니다. 보통 오디오 쪽에 붙어 있는데 밑에 있습니다. 옵션으로 에어컨을 넣고 뺄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유럽에 출시하는 280sl같은 경우엔 에어컨이 거의 빠져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밑에서 장착이 되어서 나와 있습니다.
약간 포르쉐 느낌도 있습니다. 포르쉐 운전석에 앉으면 좌우 휀다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있잖아요. 이 차도 그게 보이기 때문이죠. 보닛이 튀어나온 느낌도 그렇고요. 보닛도 길고, 뒤에는 짧고, 땅과 가깝고,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 거의 안 듭니다.
시승해보니 변속 충격 훌륭하다
50년 차인 게 믿기지 않는 스펙
기어봉이 상당히 귀엽네요. 핸들을 보면 크락션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장식용으로 보이는 부분이 크락션입니다. 키온을 해야만 소리가 납니다. 미국 옛날 영화에서나 들어본 소리네요. 크락션 하나로 타임머신을 타고 1970년대로 떠난 느낌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옵션으로 자동변속기를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브레이크 위치가 조금 높은 편입니다. 70년도에 나온 차가 170마력을 자랑하는 게 놀라운데요. 변속 충격도 좋습니다. 당시를 생각했을 때 엄청난 스펙을 자랑하는 차죠. 모두가 다 쳐다보는 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