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 시에라 드날리 출시
국내 첫 풀사이즈 픽업트럭
북미보다 저렴한 9천만 원대
지난 7일, 한국GM은 GMC 브랜드 국내 런칭 이후 첫 모델인 ‘시에라 드날리’를 공식 출시해 출고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시에라는 국내에 최초로 정식 출시되는 아메리칸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며, 최상위 트림인 드날리를 도입하여 4~50대 성공한 사업가를 핵심 고객층으로 겨냥하고 있다.
시에라 드날리는 전장 5,890mm, 전폭 2,065mm, 전고 1,950mm라는 실로 압도적인 덩치를 자랑하며 최고 426마력을 발휘하는 6.2L V8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이에 따라 출시 가격은 드날리 트림이 9,330만 원, 디자인 패키지를 포함한 드날리-X 트림이 9,50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프리미엄, 럭셔리 세그먼트를 경험하고 싶은 고객들에게 진정한 아메리칸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국내에선 타기 힘든 차?
주차면적보다 긴 전장
GMC 시에라 드날리 국내 출시 소식에 대부분 네티즌은 “미국이라면 인기가 많겠지만 국내 사정에는 맞지 않는 차”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로는 ‘국내 도로에는 험지가 많지 않다”, “복합 6.9km/L의 연비가 부담된다”, “세컨드 카 성격의 차종을 누가 1억 주고 사겠느냐” 등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요인은 주차 문제였다. 네티즌들은 “아파트 지하 주차장 두 칸 차지하겠네”, “주차 비용 더 받아라”, “아파트 주차장에 대지 마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2019년 3월 주차장법 개정안에 따라 일반형 주차구역 1면당 면적은 너비 2.5m, 길이 5.0m로 규정되어 있다. 시에라 드날리를 가운데 꽉 차게 주차했다고 가정하면, 양옆으로는 22cm의 공간밖에 남지 않으며 앞뒤로는 약 89cm가 주차구역을 벗어나게 된다.
풀사이즈 내세운 타호
판매량으로 혼쭐났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 아메리칸 풀사이즈 SUV 타호를 국내 출시했다. 쉐보레 타호는 시에라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초대형 SUV로, 전장 5,352mm, 전폭 2,057mm, 전고 1,925mm의 제원을 보인다. 타호 출시 당시에도 네티즌들은 “원룸촌 길가에 주차되어 있을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재밌네” 등의 반응으로 주차 문제를 꼬집었다.
한국GM은 ‘럭셔리’, ‘아메리칸’, ‘하이엔드’ 등 이번 시에라 출시와 유사한 결의 홍보 전략을 꾸렸고, 국내 라인업 확대에 의의를 뒀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동안 타호의 국내 판매량은 387대에 그쳤다. 이에 소비자들은 취향과 동떨어진 모델만 도입한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기존 시판 모델의 단종이 겹치면서 한국 철수설이 돌기도 했다.
내수 방치에 뿔난 대리점주
트랙스 신차 효과가 관건
한국GM은 지난달 3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철수설을 일축했다. 한국GM은 올해 쉐보레와 캐딜락, GMC 등 산하 브랜드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 6종을 국내시장에 출시하여 국내 입지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GM 대리점주들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 차를 자꾸 가져와 봐야 소용없다”라며 본사에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국내 출시가 확정된 모델 중 한국GM이 기대를 걸어도 될 법한 모델은 쉐보레 트랙스가 유일해 보인다. 최근 TV 광고에도 등장하며 국내 출시를 목전에 둔 트랙스는 전장 4,537mm, 전폭 1,823mm, 전고 2,700mm의 소형 CUV로 동급 대비 넉넉한 차체와 세련된 디자인을 겸비했다. 경쟁 모델인 현대 코나의 가격이 꽤 높게 책정되어, 월등한 가성비만 갖춘다면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