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벤투 보좌한 최태욱
벤투 감독 비하인드썰 방출
“5개 국어로 욕 가능해”
2018년부터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며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파울루 벤투 감독. 그는 4년 4개월이라는 역대 대표팀 감독 중 가장 긴 재임 기간을 기록하며 최다승 신기록 등 다양한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끈 감독이다.
지난 6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홈 경기 통산 전적이 무려 16승 4무로 홈 20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면서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최다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렇듯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뚝심을 앞세워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낸 벤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후 한국 대표팀과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벤투식 빌드업 축구
월드컵에서 증명
벤투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빌드업 축구’라는 자신의 철학을 앞세워 대표팀을 이끌어나갔다. 축구협회가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있는 벤투 감독을 선임한 이유도 2018 월드컵 당시 독일을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수비에 치중한 채 역습만 노리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는 향후 월드컵에서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시도한 것이다.
4년간 수많은 축구팬들과 전문가의 비판을 들었지만, 자신의 철학을 밀어붙이며 수비진에서부터 차근차근 패스를 전개해 나가며 최대한 높은 공 점유율을 유지하는 ‘빌드업 축구’를 대표팀에 이식해 결국 큰 성과를 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 우루과이 등 유럽과 남미의 강팀을 상대로도 무작정 내려서지 않고 대등하게 맞서 싸우며 우리의 플레이를 가져가는 축구를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표팀 코치 최태욱
벤투 감독 비하인드썰
대표팀을 이끌었던 ‘벤투 사단’ 이외에도 한국 코치로 4년간 벤투 감독 옆을 보좌했던 최태욱 코치는 지난 13일 열린 베트남과 태국의 미쓰비시 결승전 해설에 나섰다. 당시 경기 도중 박항서 감독이 격하게 항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한국어로 욕설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본 최태욱 코치는 “박항서 감독이 저렇게 욕하면서 화내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벤투 감독과 함께하면서 있었던 비슷한 사례를 들었는데 “벤투 감독님은 5개국어로 욕을 할 줄 아는 분”이라며 “경기에 나가면 심판 국적을 보고 심판이 못 알아듣는 언어로 욕을 하셨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 말을 들은 해설진은 웃음을 터트렸다.
벤투 감독의 동기부여
가나전 어필로 퇴장
최태욱 코치가 밝힌 벤투 감독의 욕과 관련된 비하인드 썰은 벤투 감독의 노련함을 높게 평가하는 멘트였다. 최태욱 코치는 “감독이 언성을 높여 항의하면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이 더 힘을 얻는다. 선수단 동기부여 차원에서 일부러 더 항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카타르 월드컵 2차전 가나전에서 한국은 당시 주심의 어이없는 조기 종료 휘슬에 피해를 입었다. 이후 벤투 감독은 곧장 그라운드로 들어가 테일러 주심에게 어필했다. 얼굴이 붉게 상기될 정도로 흥분한 모습이었다. 테일러 주심은 벤투 감독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이는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벤투 감독의 ‘액션’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벤투 사단과 함께했던 최태욱 코치도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