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과 SUV 장점만 갖춘 왜건
하지만 왜건 불모지인 한국
한국에서 판매 중인 왜건 정리
한국 자동차 시장에 세계 시장으로 편입되어가면서 기존에는 인기가 없던 카테고리의 모델들이 새롭게 주목받곤 한다. 최근 이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왜건이라 할 수 있는데,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0.1%라는 미세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런데도 일부 왜건 모델은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수요가 있어서 왔기 때문이다.
오늘은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왜건 모델들에 대해서 살펴본 뒤, 그와 관련된 이야기와 판매 원인까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볼보의 V60, V90 크로스컨트리와 벤츠, BMW의 왜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외의 복병인 미니 클럽맨 순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왜건의 제왕 볼보
V60, V90 크로스컨트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왜건
볼보가 한국 시장에서 보이는 행보는 상당히 파격적이기 그지없다. 이미 판매량으로는 수입차의 정상에 있는 BMW, 벤츠를 빠르게 쫓아가고 있으며, 오히려 전문가, 실제 소유주, 운전자들의 평은 더 높은 편이다. 미니멀리즘 한 디자인에 오랜 전통의 안전성, 그리고 그런데도 돋보이는 고급 차로서의 무게감이 한국 시장에서 볼보가 성공한 가장 큰 비결이다. 거기에 볼보는 세계적으로 왜건을 가장 잘 만드는 브랜드로 통하기까지 한다.
한국 시장에서 선보인 볼보의 왜건 모델은 V60과 V90이 있다. 이들은 볼보의 세단 모델은 S60, S90을 베이스로 만든 모델이며, 두 세단 모델 모두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호평받은 바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두 왜건 모델 역시 운전자들의 평이 매우 좋은 편이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껴왔던 타 브랜드 왜건과 달리 최대한 SUV와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친근함을 더했다.
준대형인 V90 크로스컨트리는 차급과 왜건이라는 점 때문에 최대 8천만 원까지 가격이 올라가지만, V60 크로스컨트리는 중형 왜건으로 가격 6천만 원 이내로 책정되면서 동급 왜건인 BMW3 시리즈 왜건, 벤츠의 C클래스 왜건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그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도 빼먹을 수 없는 장점이지만 말이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특유의 적은 물량 때문에 출고까지의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부진한 벤츠와 BMW
C클래스, 3시리즈 왜건
벤츠는 올 초 단종 돌입
말이 나온 김에 벤츠와 BMW의 왜건도 살펴보도록 하자. 두 브랜드는 판매량에서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다른 어떤 수입 브랜드보다 한국 자동차 시장 소비자들의 취향에 민감한 편이다. 즉, 한국 소비자들이 왜건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볼보가 없는 취향을 비집고 들어온 케이스라면, 이 둘은 없는 취향은 굳이 건들지 않는 주의라 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두 브랜드가 팔았던 왜건은 벤츠는 C클래스 에스 데이트, BMW는 3시리즈 투어링이다. 일부 자동차 견적 사이트에서 평가를 찾아보았을 때 실구매자들의 후기가 생각보다 매우 좋았다. 일반 왜건의 장점, 즉 세단의 안정적인 주행감과 SUV 수준의 적재 공간, 그리고 여기에 BMW, 벤츠의 하차감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BMW와 벤츠는 모델의 판매량에 상당히 민감한 브랜드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인기도 없는 차종인 왜건을 기본 세단 모델보다 비싸게 주고 살 소비자가 얼마나 있겠는가? 벤츠 C클래스 에스테이트가 시작 가격이 6,040만 원, BMW 3시리즈 투어링이 5,710만 원에서 시작, 최대 8,100만 원까지 올라간다는 점만 보아도, 왜건과 함께 BMW, 벤츠를 정말 좋아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구매할 리가 없는 모델이다. 이미 벤츠는 2022년 초부터 왜건 모델의 단종에 들어간다는 발표까지 낸 상태이다.
미니를 무시하지 마세요
미니 클럽맨
확실한 취향을 공략한다
이것도 왜건인가 싶은 모델들이 있다. 국산차에서는 기아 자동차의 레이 역시 왜건에 속하는데, 필러 디자인 때문에 해외에서는 보디 스타일이 왜건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의외로 왜건인 모델들이 있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미니의 클럽맨이 그렇다. 필러 디자인을 보면 레이와 마찬가지로 D필러까지 존재하는 왜건형임을 알 수 있다.
미니 클럽맨은 디자인적으로 정말 독특한 요소로 가득 차 있다. 트렁크는 요즘 차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트윈 스윙 도어로 냉장고처럼 좌우로 열리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2007년식에는 좌우 개방형 코치 도어가 오른쪽에만 적용되어있다. 다만 클럽맨은 기존 미니 모델을 늘려놓은 파생형이기 때문에 미니보다 당연히 주행 성능은 떨어진다.
하지만 미니의 전략은 늘 취향 저격이었다. 즉, 만약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굳이 미니를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차체가 소형이라 왜건의 장점이 상쇄된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다른 미니 모델들에 비하면 확실히 넓은 적재 공간이 제공된다. 다만 가격은 시작선 3,640만 원에서 최대 4,890만 원으로 전혀 작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국산 왜건도 잊지 말자
하지만 잊을 건 잊자
수입 왜건만 살펴보아서 그렇지만, 국산 브랜드인 현대에서도 꾸준히 왜건을 만들어왔다. 최근에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는 유럽 수출형 i30 왜건이 아주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에디터 역시 지금은 퇴사한 동료 에디터가 중고로 뽑은 I30 왜건을 끌고 온 것으로 처음 봤는데, 수출형 모델이었기 때문에 사양, 성능 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었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로 유럽 전략형 모델이었지만 국내에 판매된 모델이 있으니, 바로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이다. 웬만한 올드카, 슈퍼카보다 보기 힘든 모델이 되어버린 슈팅브레이크. 분명 네티즌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데 누구도 사지 않는 것이 의문인 모델이다. 아마 아직 왜건 제작 노하우가 부족한 국내 브랜드의 한계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왜건은 무엇인지 댓글로 달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