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10년 넘은 애마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VT
중고차로 올라와 화제
평범한 자동차들은 세월이 지날수록 잔존 가치가 떨어진다. 하지만 반대로 신차 가격보다 중고 시세가 높은 자동차도 존재한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거나 제조사의 헤리티지에 있어 핵심적인 모델, 그중에서도 관리 상태가 좋은 개체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유명한 스타가 소유했던 모델이라면 어떨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얼마 전 이러한 차가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 등록돼 자동차 마니아들과 차주의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은다.
최후기형 VT 6.0 사양
사륜구동 탑재한 첫 모델
지난 8일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보배드림에는 가수 서태지가 소유했던 람보르기니 디아블로가 매물로 등장했다. 디아블로는 미우라, 쿤타치의 계보를 잇는 람보르기니 플래그십 슈퍼카로 1990년 출시돼 2001년까지 판매되었다. 최고 속도가 325km/h에 달해 페라리 F40의 종전 기록(323km/h)을 깨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로 기록되기도 했다.
해당 모델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2000년형 VT 6.0 모델이다. 디아블로 VT는 람보르기니 최초로 사륜구동 시스템과 LSD(차동 제한 장치)가 적용된 모델로, 전륜에 전달되는 구동력이 오버스티어를 25% 줄여주는 등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수동 5단 변속기 탑재
서태지의 각별한 애정
디아블로 초기형에는 최고 출력 485마력, 최대 토크 59.1kg.m를 발휘하는 5.7L V12 엔진이 적용됐지만 페이스리프트 모델 중에서도 끝물인 VT 6.0에는 558마력, 63.2kg.m로 업그레이드된 6.0L V12 엔진이 올라갔다. 변속기는 수동 5단만 존재했으며 세부 모델에 따라 기어비가 다르게 적용되었다. 디아블로 VT 6.0은 0-100km/h 가속을 3.8초에 끊을 수 있었다.
한편 서태지는 디아블로 VT 6.0을 10년 이상 소유했으며 종종 공연장에 차량을 직접 몰고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예전 소속사 사옥 6층에는 이 차만을 위한 전시 공간이 별도로 존재했으며, 서울 평창동 자택 내에도 전용 주차장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억 단위 프리미엄 예상
네티즌 반응 살펴보니
무려 2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차량 컨디션은 신차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계기판에 찍힌 누적 주행 거리는 1만 2,762km에 불과하며 실내의 각종 버튼류와 내장재 역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한 모습이다. 가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해외에서 평균 37만 달러(약 4억 9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 서태지가 소유했던 이력과 차량 상태를 고려하면 억 단위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과연 누가 살까?”, “저런 차는 국내보다는 수출로 파는 게 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을 수 있을 듯”, “가지고만 있어도 값이 계속 오르는 차네”, “클러치 무겁기로 유명한데 종종 몰고 다녔다는 게 신기하다”, “20년 넘은 차 주행 거리가 고작 1만km 초반대라니 길들이기만 끝낸 새 차 수준이네”와 같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