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새 사라진 주유소만 35개
무자료 경유 판매한 일당
전국 먹튀 주유소 707억 탈세

사진 출처 = ‘KBC 광주방송’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에 영업 중인 주유소는 1만 1,109개로 지난해 말 대비 35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올해 말 1만 1,000개를 밑돌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국석유관리원은 “주유소 감소는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과 광역시 등에서 더 뚜렷하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과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등 경영상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몇몇 주유소는 경유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려 영업을 하기도 했는데, 이중 한 주유소는 전국 최저가로 유명세를 탄 후 하루 판매량이 5배 증가하는 큰 효과를 봤다. 그런데 이처럼 싼 가격에 경유를 팔 수 있었던 비밀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출처 = ‘YTN’
사진 출처 = ‘뉴스1’

세금계산서도 없이
90억어치 경유 팔아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경기도와 충청지역 4개 주유소에서 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일명 ‘무자료 거래’로 기름을 거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무자료 거래란 기름을 공급받는 사람이 공급자로부터 사갈 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것을 뜻하며, 향후 기름의 유통 경로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를 계획한 일당은 정상적인 방법을 모두 건너뛰고 경유를 확보했다. 이후 58만~132만리터 상당 총 60억 원대 경유를 공급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명의로 6개의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24만~137만 리터 상당 총 90억 원대 경유를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출처 = ‘뉴스1’
사진 출처 = ‘경기도청’

주기별로 바지 사장 바꿔
탈세한 금액만 10억

이들 일당의 범행 사실은 결국 지난해 9월 공정특별사법경찰단에 의해 발각됐는데, 다만 해당 경유는 최근 문제가 되는 가짜 경유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총 14명의 일당을 무더기로 검거해 기소했는데, 조사 결과 이들은 점조직 형태로 범행을 이어 간 정황을 확보했다.

또한 세금 탈세 위해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바지 사장’으로 명의를 바꿔가며 이른바 ‘이어달리기’로 주유소를 운영해 왔다. 이에 그간 탈세한 세금만 약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판매가를 교란해 정상적인 주유소 운영자를 폐업으로 몰고 가는 등 유류시장 유통 질서를 훼손한 일당을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 = ‘뉴스1’
사진 출처 = ‘부안해경’

탈세 후 폐업 반복한 주유소
환수는 3억도 채 안 돼

한편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면세유를 구입해 단기간 판매한 뒤 폐업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저지른 ‘먹튀 주유소’가 358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탈세액만 707억 원 규모이지만 환수세액은 전체의 0.4% 수준인 2억 8,000만 원에 불과했다.

먹튀 주유소 조기 적발 및 불법 유류 유통 근절을 위해 국세청은 ‘불법 유류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일당은 큰 차익을 남기고 탈세하면서 세무조사와 수사 등 책임은 명의상 주인인 바지 사장에 떠넘기고 잠적하기 때문. 이에 보다 실효성 높은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