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큰 차로 바꿨다면
안쪽 휠 긁을 수도 있어
이게 다 ‘내륜차’ 때문이다??
내륜차라는 단어의 뜻을 알고 있는가? 어떤 운전자든 초보 시절에는 차를 긁거나 부딪히는 등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운전을 배우기 마련이다. 좁은 골목, 주차장이나 타이트한 코너에서 차량 크기를 가늠하지 못해 발생하는 접촉 사고가 대부분인데 범퍼 모서리나 도어, 휠 등 손상되는 부위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좁은 공간에서도 기가 막히게 운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데, 나름 운전에 자신 있는 이들도 다시 초보 시절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작은 차만 몰다가 갑자기 큰 차로 바꿨을 때다.
휠베이스 길수록 심해져
버스가 대표적인 예
운전면허 학원에서 ‘내륜차’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차량이 회전할 때 앞바퀴와 뒷바퀴의 궤적에 차이가 나는 현상으로 앞바퀴보다 뒷바퀴가 코너 안쪽에 가까운 궤적을 그리는 게 일반적이다. 좁은 주차장에서 나가다가 기둥을 긁는 경우, 좁은 골목길 코너를 돌다가 안쪽 뒷바퀴가 연석에 걸리는 경우 모두 이 내륜차 때문에 발생한다. 내륜차는 휠베이스가 긴 차량일수록 커진다. 극단적인 예로 버스나 대형 화물차를 들 수 있겠다.
버스의 경우 일반적인 승용차와 달리 우회전 시 한참 앞으로 나아갔다가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끝까지 꺾어 돌아 나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한 개의 차선 내에서 돌지 못하고 바깥쪽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버스 후면에 우회전 시 양보를 부탁하거나 끼어들기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가 붙어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간혹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안쪽으로 끼어든 차량이 버스와 연석 사이에 끼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모닝과 아이오닉 5
휠베이스 600mm 차이
또 한 가지 예로 실제 있었던 사례를 들 수 있다. 기아 모닝을 4년 째 운행 중인 필자의 지인은 작년 현대 아이오닉 5를 시승했다. 가까운 시승 센터에서 차를 받아 평소 자주 다니던 길로 주행했는데, 주택가에서 우회전하다가 그만 오른쪽 뒷바퀴를 연석에 접촉하고 말았다. 코너를 거의 벗어난 상황이었던 데다가 연석이 낮아 타이어만 닿았기에 망정이지 운이 없었더라면 휠을 긁고 말았을 것이다.
모닝의 휠베이스는 2,400mm지만 아이오닉 5는 3,000mm로 격차가 무려 600mm에 달한다. 평소 모닝을 운전하던 감각으로는 협소한 공간이 아니라 일반적인 우회전 상황에서도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꼭 경차가 아니더라도 기존에 운행하던 차보다 훨씬 큰 차로 바꾸게 될 경우에는 한동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빨리 적응할 방법 있어
어라운드 뷰도 유용해
큰 차로 바꾼 후 내륜차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선 우회전이나 좁은 구간에서의 좌회전 시 평소보다 속도를 조금 더 낮추고 한 템포 늦게 방향을 꺾는 게 안전하다. 조수석 쪽 사이드 미러를 후방 시야가 방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하단으로 비추게 하고 코너 안쪽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새 차를 구매할 때 어라운드 뷰를 추가하는 것도 권장된다.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화면으로 좁은 구간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는 아반떼, 셀토스 등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에서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편의 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