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선루프
미니밴에서만 빠진다?
어쩔 수 없는 이유 있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일단 있으면 차가 한층 고급스러워 보이는 옵션이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도 이들 중 하나다. 일반 선루프보다 훨씬 넓은 범위가 열려 개방감이 확 달라지며 향후 중고차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 시 가능하면 파노라마 선루프를 추가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나름 고급 옵션인 만큼 대형 SUV, 미니밴에도 당연히 적용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루프 면적이 넓은 미니밴이라면 더더욱 파노라마 선루프가 필요할 텐데 1열과 2열에 작은 선루프가 각각 자리 잡은 게 전부다. 어째서 미니밴에서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찾아보기 어려운 걸까?

기아 쏘렌토에 적용된 파노라마 선루프 /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파노라마 선루프를 구성하는 부품 / 사진 출처 = “르노코리아”

생각보다 무거운 장치
주행 안정성과 맞바꿔야

파노라마 선루프는 철재 루프를 넓은 유리로 대체한 사양인 만큼 무게가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무거운 유리를 주행 중에도 여닫을 수 있는 강력한 모터와 약해진 강성을 보완하기 위한 각종 보강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높아진 무게중심은 차량의 주행 안정성과 직결된다.

파노라마 선루프 유닛보다 훨씬 무거운 엔진과 변속기가 아래쪽에 있는데 괜찮지 않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주행 특성은 약간의 무게중심 변화로도 크게 달라진다. 이미 차고가 높은 미니밴이나 대형 SUV의 최상단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억지로 탑재한다면 코너링 중 차가 뒤집힐 수도 있다.

깨진 파노라마 선루프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차체 강성 불리한 미니밴
코너링 중 유리 깨질 수도

다른 이유도 존재한다. 카니발, 스타리아 등 미니밴에는 승하차 편의성 향상, 좌우 공간 확보를 위해 슬라이딩 도어가 탑재된다. 슬라이딩 도어의 특성상 B 필러 후면의 차체 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요철, 코너 등에서 차체가 순간적으로 미세하게 뒤틀리는데 차체가 높은 미니밴은 차체 강성 면에서 세단, 쿠페보다 불리하다.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 차체가 비틀리는 폭은 1mm 안팎에 불과하지만 그 뒤틀림이 루프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파노라마 선루프가 깨지는 등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미니밴은 주로 패밀리카로 쓰인다는 특성상 파노라마 선루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앞으로도 미니밴은 작은 선루프 두 개만으로 만족해야 할까?

테슬라 모델 Y 글라스 루프 / 사진 출처 = “Tesla Motors Club”
파노라마 선루프 조립 공정 / 사진 출처 = “Goeke Group”

유리에서 합성수지로?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현재 기술로는 어려울지 몰라도 두고 볼 일이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처음 개발될 당시에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분명 제기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파노라마 선루프는 미니밴이나 대형 SUV를 제외한 다양한 차종에 적용되며 관련 기술력 역시 발전 중이니 영원히 불가능할 거라는 법은 없다.

선루프의 재질이 기존 유리에서 더 가볍고 유연한 합성수지로 바뀌는 추세인 데다가 높아진 고장력 장판 적용 비율, 향상된 용접 및 접착 기술 덕에 차체 강성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몇 년 사이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미니밴에도 파노라마 선루프를 문제없이 탑재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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