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 뒤 -, + 패들
정체가 무엇일까?
사용법 살펴보니
국산, 수입을 불문하고 현재 판매되는 승용차 대부분은 자동변속기 차량이다. 과거 수동변속기보다 뒤처지던 자동변속기의 효율과 내구성이 점차 개선되어 거의 모든 면에서 수동변속기를 앞서게 된 덕이다.
따라서 운전자는 전진(D), 후진(R), 주차(P) 레인지 변환 정도를 제외하곤 특별히 할 일이 없으나 대부분의 자동변속기에는 수동 변속 모드가 있다. 핸들 뒤에 -, +가 그려진 패들도 이들 중 하나다. 이 기능의 존재조차 모르는 운전자들이 대다수인데 수동 변속 모드는 왜 있는 걸까?
기계식은 레버로 조작
전자식은 시프트 패들
자동변속기의 변속 레인지는 P, R, N, D가 일반적이며 보통 이 네 가지를 사용하게 된다. 기계식 변속 셀렉터가 적용된 차종은 D 레인지 옆에 자리 잡은 +, – 표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게 수동 변속 모드다. D 레인지로 주행 중 변속 레버를 옆으로 밀면 수동 변속 모드가 활성화되며 + 방향으로 밀면 윗단으로, – 방향으로 당기면 아랫단으로 변속된다.
요즘은 버튼식, 다이얼식 혹은 칼럼식과 같은 전자식 변속 셀렉터가 적용되는 차종이 많아졌는데 이 경우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 잡은 +, – 패이 보일 것이다. 이들은 ‘시프트 패들’로, D 레인지에서 주행 중 아무 패들이나 당기면 수동 변속 모드에 들어간다. 수동 변속 모드에서 일정 시간 변속이 없으면 다시 D 레인지로 돌아오며 당장 D 레인지로 바꾸고 싶다면 변속 셀렉터를 D 레인지로 조작하면 된다.
급경사 내리막에서 유용
오르막에서도 활용 가능
그렇다면 어떨 때 수동 변속 모드를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유용하다. 길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에서 풋브레이크만 쓸 경우 브레이크가 과열되어 제동력이 약해지는 ‘페이드 현상’이 발생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수동 변속 모드에서 기어 단수를 최대한 낮춰주면 엔진에 회전 저항이 걸리며 브레이크 페달을 덜 쓰고도 충분히 감속할 수 있는데 이를 ‘엔진 브레이크‘라고 부른다.
엔진 브레이크를 쓸 경우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며 평소보다 큰 엔진 소음이 발생하지만 엔진에 무리가 가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오르막길에서도 수동 변속 모드를 활용할 수 있다. D 레인지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주기만 해도 오르막길에서도 힘을 충분히 쓸 수 있으나 차종에 따라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수동 변속 모드에서 기어 단수를 한두 단계 더 낮추고 가속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엔진 힘을 쓸 수 있다.
눈길 주행 시에도 도움
과도한 조작은 위험
반대로 섬세한 운전이 요구되는 눈길에서도 수동 변속 모드가 유용하다. 눈길 출발 시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바퀴가 헛도는데 수동 변속 모드에서 2단 기어로 올리면 비교적 적은 힘이 전달되며 안정감 있게 출발할 수 있다. 일부 차종은 주행 모드 중 ‘스노우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으니 내 차에도 있는지 확인해 보자.
반대로 눈길 주행 중 감속 시에도 진가를 발휘한다. 풋브레이크만 사용할 경우 힘 조절이 쉽지 않아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바퀴가 쉽게 미끄러진다. 이때 수동 변속 모드에서 기어 단수를 한 단씩 천천히 낮추며 풋브레이크를 가볍게 사용하면 바퀴 미끄러짐을 줄일 수 있다. 빨리 감속하겠다고 기어를 한꺼번에 여러 단 내리는 행동은 금물이다. 차 전체가 미끄러지며 통제 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