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성차 업계의 고육지책
생략된 기능 드디어 추가

반도체 부족으로 LED 대신 할로겐 헤드램프가 장착된 BMW X1 / 사진 출처 = “클리앙”

중국발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지난 2020년, 사람들이 감염의 두려움에 이동을 꺼리며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대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전자기기 판매가 급증했고 반도체 업계는 이에 맞춰 자동차 반도체 물량을 전자기기용으로 전환해 수요에 대응했다.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세에 접어들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결국 전례 없는 출고난으로 이어졌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주행에 필수적이지 않은 일부 편의 사양을 빼는 고육지책을 택해 출고 기간을 조금이나마 앞당겼다. 빠진 편의 사양은 향후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는 즉시 달아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현재, 완성차 제조사들이 그 약속을 하나둘씩 지켜나가기 시작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 사진 출처 = “Wikipedia”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인테리어 / 사진 출처 = “Wikipedia”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운전대 열선 무상 장착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시작된 지 3년가량 지난 지금,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출고 시 빠졌던 기능을 장착해주겠다는 공지가 곳곳에서 뜨기 시작했다. 한국GM의 경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스티어링 휠 열선 기능을 뺀 채 차량을 출시했으나 최근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넉넉히 확보해 무상 수리를 진행한다.

작년 5월 16일부터 10월 4일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 무상 수리 대상이며 4월 5일부터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 측은 작업에 대략 2시간이 소요되지만 예약 없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정비 예약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랜드로버 디펜더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찬솔큰”님
트렁크 열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 사진 출처 = “cars.com”

랜드로버 차종 상당수
일부 기능 활성화 공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3월 29일 디펜더 90, 110, 130 및 디스커버리에서 빠진 USB-C 충전 단자를 장착하는 무상 수리에 대해 각 차주에게 공지했다. 해당 차종은 USB-C 충전 단자가 생략된 상태로 출고되었는데, 반도체 물량 확보에 따라 마침내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작년 7월 7일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생산된 차량 805대가 무상 수리 대상이다.

작년 6월 7일부터 7월 8일까지 생산된 신형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벨라, 디스커버리 71대는 손을 대지 않고 트렁크를 여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이 생략된 바 있다. 이들 역시 이번 무상 수리 대상으로 전국 재규어랜드로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관련 모듈을 설치하면 해당 기능이 활성화된다.

테슬라 생산 라인 / 사진 출처 = “CNN”
인피니언 차량용 반도체 생산 라인 / 사진 출처 = “Research Analyst”

아직 준비 안 된 업체도
수급 안정화 단계는 아니야

다만 모든 제조사들이 이 같은 무상 수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수급난을 비교적 잘 극복해냈다는 테슬라는 USB 단자 및 조수석 럼버 서포트(전동식 요추 받침 기능)를 뺀 채 차량을 생산했으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디스플레이 터치 기능 및 LED 헤드램프를 생략하기도 했다. 아직 이들의 무상 수리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전히 끝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전동화 전환 흐름이 빨라지며 차량용 반도체가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수급이 원활해진 차량용 반도체는 단순 기능을 제어하는 반도체 한정이며 전기차, 자율주행 관련 기능에 필요한 반도체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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