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의 절반인 ‘페달 조작’
신발 종류 따라 영향 커
무조건 피해야 할 신발은?
운전은 우리의 감각을 총동원해 신체의 복합적인 동작과 연동하는 어려운 행위다. 이 중에서도 페달 조작은 작은 움직임으로도 돌발 상황에서 운명을 좌우하기도 하는 만큼 정교한 제어 능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신발의 종류만으로도 페달 조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가? 운전을 오래 한 베테랑일지라도 어떤 신발을 신고 운전하는지에 따라 연비와 승차감은 물론 위급 시 제동거리까지도 완전히 달라진다. 따라서 운전할 때 신어서는 절대 안 될 신발도 존재하는데 그 종류와 이유를 간단히 살펴보았다.
최악의 선택 슬리퍼
샌들 역시 위험해
의외로 슬리퍼를 신고 운전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슬리퍼의 밑창이 얇아 페달 감을 쉽게 느낄 수 있고 통풍이 잘 돼서 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편한 슬리퍼가 우리의 목숨을 좌우할 수 있다. 우선 슬리퍼는 발등을 가로지르는 밴드 하나에 의지하는 만큼 발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다. 따라서 체중을 거의 다 실어야 하는 풀 브레이킹 시에는 높은 확률로 미끄러질 수 있다.
뒤꿈치를 지탱하지 못하는 만큼 발을 공중에 띄우게 되며 바닥에 뒤꿈치를 대면 슬리퍼가 벗겨지기 쉽다. 실제로 국내에서 한 운전자의 슬리퍼가 가속 페달에 끼며 급발진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이 운전자는 해당 사고로 인해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중상을 입었다. 샌들은 슬리퍼보다는 낫지만 위험하다는 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이힐 신을 바엔 맨발
제때 못 멈출 수 있어
하이힐 역시 운전자에게는 상당히 위험하다. 뒷굽이 높기 때문에 페달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목이 앞으로 상당히 기울어지며 발을 신속히 움직이기 어렵다. 슬리퍼를 신었을 때처럼 발을 들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며 운전 피로가 빠르게 쌓이는 것 역시 당연하다. 무엇보다 하이힐을 신은 상태로는 브레이크 페달을 제대로 밟기 어렵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80km/h에서 풀 브레이킹 시 운동화와 하이힐의 제동 거리가 최대 4m까지 벌어졌다. 같은 운전자가 운동화를 신었을 땐 제동거리 54m를 기록했지만 앞서 언급한 슬리퍼는 55.4m, 10cm 통굽 구두는 56.5m, 8cm 하이힐은 57.9m로 늘어났다. 하이힐뿐만 아니라 통굽 구두, 워커, 등산화 등 굽이 높고 밑창이 두꺼우며 발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신발은 모두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어떤 신발을 신어야 안전할까?
밑창 얇은 운동화 권장
드라이빙 슈즈는 최적
안전한 신발을 고르는 건 의외로 까다롭지 않다. 운전에 적합한 신발이 부적합한 신발보다 훨씬 많다. 밑창이 평평하고 두껍지 않으며 발목이 자유롭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이라면 충분하다. 뒷굽 4cm 이하의 구두나 스니커즈, 운동화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여기에 밑창이 얇고 유연하며 가볍기까지 한 드라이빙 슈즈를 구비한다면 더욱 이상적인 페달 조작이 가능해진다.
만약 하이힐처럼 굽 높은 구두를 신을 일이 많고 이 상태에서 운전까지 해야 한다면 차에 운전용 신발을 별도로 구비해두는 게 좋다. 당장 적당한 신발이 없다면 차라리 맨발로 운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물론 맨발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지만 하이힐, 슬리퍼, 샌들 등에 비하면 위험성이 그나마 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