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방치된 화물차 주차장
송도 주민 거센 반발 때문
IPA는 법적 대응까지 고려
인천 연수구 송도 국제 도시 9공구 아암물류 2단지 화물차 주차장 입구의 차단기가 모두 내려간 채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해당 화물차 주차장은 인천항만공사(IPA)가 총 400대의 화물차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든 곳이지만, 5개월 째 단 1대의 화물차도 없이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반면에 이곳 주변에는 불법 주차를 한 화물차들이 즐비해 있었는데, 불법 주차 단속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째 불법 주차가 반복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목격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화물차들은 전용 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이 같은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 알아보자.
화물차 주차장 입지 최적지
그러나 주민 민원으로 반려
IPA는 총 공사비 50억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송도동 297의 10일대 5만㎡에 총 402면 규모의 화물차 주차장을 조성했다. 이곳은 2020년 인천시의 ‘화물차 주차장 입지 최적지 선정 용역’ 결과 최적지로 선정됐는데, 항만 배후 단지와 신국제여객터미널이 함께 있어 화물차 운행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를 고려해 IPA는 화물차 주차장 건립을 진행하고 나섰으나, 이러한 소식을 들은 송도 국제 도시 주민들은 소음·매연·교통혼잡 등의 이유로 사용 중단을 요구한 것. 그러자 인천경제청은 주차장 관리를 위한 가설 건축물에 대한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아 화물차 주차장이 완공됐지만 여전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전 이미 승인해 놓고는
돌연 태도 바꾼 인천경제청
앞서 인천경제청은 지난 1월 IPA의 간이 화장실 등 필수 시설 가설 건축물 축조 신청도 반려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인천경제청이 2021년 IPA가 이곳에 화물차 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이를 승인했기에, 돌연 태도를 바꾼 인천경제청으로 인해 IPA는 이미 수십 억을 들여 지은 화물차 주차장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IPA 관계자는 “50억 원을 들여 만들어 놨더니 이를 쓸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 상황에선 대체 부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IPA는 인천 경제청을 상대로 화물차 주차장 가설 건축물 축조 신청의 반려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해 기다리고 있는데, 만약 이 같은 이의 신청까지 반려가 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주민 핑계를 방패 삼아
대책 없이 방치하고 있어
그렇다면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피해는 어떨까. 한 화물차 운전기사는 “수십 억을 들여 만든 곳이라고 하던데, 우리 같은 화물차 운전기사들에겐 들어가지 못하는 ‘그림의 떡’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차할 곳이 없어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 지금 불법 주차로 인한 과태료만 수십만 원이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천경제청이 주민들의 반대로 화물차 주차장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자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주민 민원으로 화물차 주차장으로 조성된 곳은 물류 센터나 창고 등으로 사용되는 게 좋겠다는 방침만 있다”며 “구체적인 대책 등은 검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