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장비 탑재한 경찰차
단속 하루 만에 장비 먹통
촬영 장소 두고 의문 제기

지난 2일 경찰청은 신형 장비, ‘탑재형 교통단속장비’가 설치된 고속순찰차를 전국 고속도로에 배치함에 따라 과속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탑재형 교통단속장비의 경우 전방 차량의 속도를 측정해 과속 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데, 레이더를 활용해 속도 측정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고성능 카메라로 차량의 번호 인식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특수 장비 도입은 그동안 고정식 단속 장비를 통해 과속단속을 실시해왔으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다시 과속하는 이른바 ‘얌체 운전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시행 첫날부터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해 탑재형 장비로
과속운전 약 14만 건 적발

경찰은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얌체 운전 사례가 꾸준히 지적되자 2021년 12월부터 주행 중 단속이 가능한 신형 장비, 탑재형 교통단속장비를 암행 순찰차 40대에 설치해 운영해왔다. 특히 탑재형 교통단속장비는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한 뒤 단속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 및 전송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각지대에서 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적발된 과속 사례는 총 14만 8,028건을 기록한 것은 물론 이 기간 고속도로 과속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6명으로 전년(18명) 대비 67%가 감소했다고 밝히곤 했다. 이에 경찰은 올해 초 3개월간 고속순찰차에 신형 장비를 설치해 시범운영을 하기도 했는데, 지난 3일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고속도로에 배치해 집중 단속하겠다고 전한 것이다.   

사진 출처 = ‘KBS뉴스’
사진 출처 = ‘뉴스1’

속도위반 증거 대라는 운전자
경찰은 계도 조치로 그쳐

그런데 고속순찰차가 신형 장비를 장착하고 나선 하루 만에 먹통이 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샀다. 4일 뉴스1 취재진은 직접 고속순찰차에 탑승해 과속 차량이 많은 곳으로 손꼽히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고속도로 일대를 동행해 취재했는데, 순찰차를 앞지른 차량을 장비가 포착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그러자 경찰관은 “이게 왜 작동이 안 되지”라고 말하며, 제한속도와 단속거리 설정을 다시 조작하려 했다. 하지만 장비는 여전히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것. 단속에 포착된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자 결국 경찰은 사이렌을 울리며 차량을 갓길에 세웠는데, 운전자는 오히려 속도를 위반한 적 없다며 증거를 보여달라 화를 냈다.

다만 신형 장비가 작동하지 않은 탓에 운전자에 증거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취재진이 순찰차 안에서 과속 과정을 담은 휴대전화 영상을 보여준 뒤에야 운전자는 자신이 과속한 사실을 인정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사진 출처 = ‘뉴스1’
사진 출처 = ‘SBS뉴스’

단속 촬영된 장소에 민원
네티즌들은 불만 폭주

또 다른 문제로 속도위반이 찍히는 장소를 말하곤 하는데, 탑재형 교통단속장비를 통해 적발될 경우 촬영한 장소가 관할 주소지로 통보되기 때문. 이에 운전자들은 그곳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민원을 제기하곤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속 시 촬영한 장소가 관할 주소지가 아닌 ‘해당 고속도로 몇 km 지점’으로 표기돼야 민원이 줄어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 신형 장비에 쓴 돈이 얼마일까”, “차 한 대도 없는 고속도로에서도 100km로 가야하는 건가..”, ”고속도로 속도부터 올리고 단속해야”, ”1차선 정속 주행하는 운전자는 단속 안 하나”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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