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오염물질 배출규제 강화
기준 미달 시 신규 등록 불가
중국은 재고 떨이 할인 경쟁
중국 자동차 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1일 중국 매체 신랑신문 등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일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700㎎/㎞에서 500㎎/㎞로 낮추는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규정을 시행하게 되는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은 신규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지 매체는 해당 규정이 시행됨에 따라 이미 차량은 완성됐으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약 200만 대가 그대로 폐차될 처지에 놓였다는 것. 그러자 중국의 한 지역에서는 때아닌 자동차 할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신에너지차 판매 증가
내연기관은 최악의 부진
올해 중국 내 누적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승용차 협회 집계는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승용차 판매량은 70만대로, 전월보다 4%,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8%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연기관 차량 판매 부진이 눈에 띈 반면에 전기차를 비롯한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늘어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동차 소비 촉진을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구매세 감면이 작년 말 중단된 것과 동시에 중국 정부가 발표한 새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차량 구매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2,000여개 판매점 문 닫아
시행 내년으로 연기 건의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중국 자동차 업계는 당국에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 규제 강화 시기를 내년으로 늦춰줄 것을 건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통제로 지난해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을 받은 데다 올해에는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재고량이 크게 늘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판매상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지금 예정대로 새 규제를 시행할 경우 관련 업계는 연쇄 도산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상의 55%가 적자를 낸 것은 물론 2,000여 개 판매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한 중국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업체들이 신규 기준 미달 차량을 생산해 판매상들에게 밀어내기식으로 강제 할당하고 있다”라며 “새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의 생산을 중단시켜달라”라고 강조했다.
파격적인 할인 공세에도
회복 기미는 안 보여
후베이성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둥펑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최대 9만 위안(1,7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자동차 대리점이 몰려 있는 베이징의 한 거리에서도 파격적인 할인 경쟁에 동참했는데, 푸조 중형 SUV는 1,330만 원, 쉐보레 중형 SUV는 950만 원, 현대자동차 역시 760만 원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
고급 브랜드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 차종인 E클래스를 950만 원 할인하고 있다. 이를 본 전문가들은 기준 미달 차량을 조기 처분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보조금 지원과 가격 인하에도 중국 자동차 판매시장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