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운전자 잡기 위한 방안
교통사고 부추기는 구간단속
당장 재설치는 힘들 전망
고속도로에는 차량 속도를 제한하기 위한 단속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운전자가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였다가 구간을 통과하면 다시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에 단속 시작과 종료 지점에 모든 차선을 아우르는 고정식 카메라를 여러 대 설치해 통과 시간으로 과속 여부를 판단하는 ‘구간 단속’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는 단속 자체보다는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태백의 한 도로에서도 구간단속 장비 설치에 나섰는데, 태백 경찰서는 3개월 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오는 4월부터 과속 차량을 단속할 방침이다. 다만 이를 두고 벌써부터 얌체 운전자들로 인해 오히려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종료지점 카메라 피해
식당 진입로를 회피로로
지난해 11월 강원지방경찰청은 정성군 고한읍 두문동재 터널 입구부터 태백시 화전동 태백산 막국수 6.1km구간에 평균 시속 60km 구간 단속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 같은 구간 단속 장비가 태백에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이곳에는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9개 및 고정식 카메라 20여 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구간 단속 종료 지점 카메라가 설치된 4m 앞 부분에 도로변 식당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있어, 과속을 하던 운전자들이 식당 진입로를 회피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로 인한 식당 이용객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것에 해당 업주는 물론 주민들은 태백 경찰서에 구간 단속 종점 카메라를 이동시켜 달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계도기간 운영 통한
결과 살핀 뒤 재설치 고려
태백시 역시 “구간 단속 종료 지점에 있는 카메라를 피해 태백산 막국수 진입로를 회피로로 이용하고 있는 차들이 있다”라고 전하곤 했다. 이에 식당 이용객의 안전 위협 및 교통사고 위험이 커지는 것이 우려되는 만큼 종점 구간 단속 카메라의 위치를 정선 방면으로 50m가량에 재설치를 해달라 건의에 나선 것.
강원지방경찰청을 비롯한 태백 경찰서 관계자는 “일부 얌체 운전자가 구간 단속 종료 지점에 설치된 카메라를 피해 인근 식당 진입로를 통과하더라도 단속 시에는 다 찍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료 지점 위치를 이전하는 여부는 직접 운영을 해본 후 도로 구조, 지하 매설물, 구조물 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단속 피하는 게 우선이 아닌
안전을 지키는 습관이 필요
한편 많은 운전자가 구간 단속 카메라는 통과 시점을 기준으로 평균 속도를 계산해 중간에 차를 세우거나 저속 운전을 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과속하던 차량이 갑자기 감속하는 게 쉽지 않을 뿐더러 이 같은 행동은 뒤따르던 차량과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에, 본인은 물론 상대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제한 속도를 준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과속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최대 50%에 달하고 있는 만큼, 단속 카메라를 피하는 데에만 급급하기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제한 속도를 지키며 운전하는 습관을 지니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