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언덕길 주차
안전 조치는 필수
여러 방법 살펴보니
언덕길에 주차된 차량이 굴러 내려가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한 번쯤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2017년 4세 어린이가 언덕길에서 굴러 내려온 주차 차량에 희생된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경사로 주차 시 안전 조치를 의무화하는 ‘하준이법’이 2020년 시행되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언덕길 주차 실태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사고 대부분은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다. 주차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체결하거나 아예 체결하지 않은 채 P 레인지에 의존하는 건 예사며 D 레인지에 놓고 내렸다가 사고로 이어진 어이없는 사례도 있다. 기본도 기본이지만 언덕길 주차를 최대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부수적인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주차 브레이크 먼저
그다음에 P 레인지
언덕에 주차한 차를 출발하기 위해 D나 R 레인지로 변속할 때 ‘텅’ 하는 소리가 울린 경험이 있는가? 경사진 곳에서 P 레인지로 변속한 후 주차 브레이크를 체결했을 때 이런 현상이 종종 생긴다. 앞으로는 주차 브레이크를 먼저 채우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한 번 떼었다가 P 레인지로 변속하는 걸 권장한다. 애초에 P 레인지는 브레이크가 아닌 걸쇠 개념이기 때문이다. P 레인지로 변속했을 때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아도 차량이 굴러 내려가지 않는 건 ‘파킹 스프레그’라는 부품 덕분이다.
엄지손톱만 한 파킹 스프레그가 차 무게를 떠안은 상태에서 주차 브레이크를 채워봤자 이미 가해진 부담은 여전하다. 이때 다른 레인지로 변속하면 짓눌려있던 파킹 스프레그가 빠지며 ‘텅’ 하는 충격음이 울리게 된다. 드문 일이지만 이러한 피로가 누적되면 파킹 스프레그가 깨지기도 한다. 만약 경사로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데 하필 주차 브레이크를 체결하지 않았다면? 상상에 맡기겠다.
만약을 대비한 핸들 꺾기
방향 따라 방법 달라져
언덕길에 주차된 차의 앞바퀴가 한쪽으로 끝까지 꺾인 모습을 본 적이 있을 텐데 이는 차량이 굴러 내려가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차가 굴러 내려갈 경우 앞바퀴가 일직선으로 정렬되었을 때보단 한쪽으로 꺾여 있어야 벽이나 보도블록에 살짝 부딪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돌려놓으면 되레 피해를 키울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내리막길의 경우 주차한 자리의 가장자리 방향으로 앞바퀴를 꺾어야 한다. 주로 길 우측 가장자리에 주차하게 되니 우측으로 끝까지 꺾으면 되고 좌측 길가에 주차했다면 좌측으로 끝까지 꺾으면 된다. 오르막길의 경우는 반대로 적용된다. 쉽게 생각해 나중에 차를 뺄 때 진행해나갈 방향으로 미리 돌려놓는다고 보면 된다. 어느 방향으로 주차하든 최대한 가장자리에 가깝게 붙여둬야 만일의 상황에서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준수 시 범칙금 4만 원
고임목 사용도 좋은 방법
‘하준이법’에는 경사로에 주정차할 경우 고임목을 괴거나 앞바퀴를 한쪽으로 돌려놓는 등 사고 예방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있다. 둘 중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을 경우 승용차는 4만 원, 승합차는 5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되지만 경사로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언덕에 주차할 일이 많다면 단속 여부와 별개로 안전을 위해 고임목을 휴대하는 것도 적극 권장된다. 내리막 방향의 바깥쪽 바퀴에 고임목을 두면 되는데 바퀴와 지면 사이에 완전히 끼우면 나중에 빼기 힘드니 미세하게나마 간격을 두는 게 좋다. 주차 브레이크를 확실히 채워 차가 움직이지 않는지 확인한 후 P 레인지로 변속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앞바퀴를 꺾은 다음 고임목까지 괸다면 최선의 언덕길 주차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