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트 포지션
사고 시 안전과 직결
제대로 맞추는 방법은?
현행 자동차에는 수없이 다양한 안전 장비가 탑재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운전자들은 이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단지 ‘시트 포지션’ 때문이다. 운전 자세를 일컫는 시트 포지션은 설정하기에 따라 건강과 운전 실력은 물론, 사고 시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운전면허 학원에서는 시트 포지션을 올바르게 설정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며 운전면허 시험에서도 이를 별도 평가 항목으로 두지 않는다. 따라서 수많은 운전자들이 잘못된 시트 포지션에 길들여져 허리 통증 등 건강 악화는 물론 사고 시 더욱 큰 부상을 입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떻게 하면 나에게 꼭 맞는 시트 포지션을 설정할 수 있을지 이번 기회에 자세히 살펴보자.
편한 자세는 우선순위 아니야
누운 자세는 ‘장기’ 부상 위험
먼저 시트 높이부터 조정한다. 보닛이 약간 보이는 높이가 시야 확보에 좋으며 세단 기준 머리와 천장 사이에 주먹이 하나 이상 들어갈 공간은 남겨둬야 한다. 그리고 시트의 앞뒤 거리를 조정하기에 앞서 시동을 걸자. 브레이크 페달이 끝까지 들어간 위치를 기준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트 앞뒤 위치는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붙이고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120~150도 구부러지는 거리로 맞추면 된다.
그다음은 등받이 각도를 조정할 차례다. 등받이 각도는 100도~110도 정도가 적당하다. 직각에 가까우면 주행 중 생기는 상하 충격이 허리에 직접 전달되며 뒤로 지나치게 기울이면 사고 시 안전벨트가 장기 파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후 헤드레스트 위치를 맞춰보자. 헤드레스트는 머리를 기대기 위한 편의 장비가 아니라 후방 추돌 시 목 부상을 방지하는 안전 장비다. 헤드레스트 윗부분이 정수리와 같은 높이가 되도록 맞추고 자연스럽게 앉았을 때 뒤통수가 살짝 닿을 정도의 거리로 앞뒤를 조정해야 제 역할을 한다.
스티어링 휠 위치 설정
안전벨트 높이도 중요
현행 자동차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스티어링 휠 위치를 조정할 수 있지만 이를 몰라 시트 위치만 맞추고 타는 운전자들도 있다. 스티어링 칼럼 아래에 있는 레버를 밑으로 당겨보자. 스티어링 휠을 위아래, 앞뒤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차종은 높이 조정만 가능하지만 높이라도 맞추는 게 좋다. 먼저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붙인 다음 등받이에 양쪽 어깨를 밀착한다. 이 자세에서 양손을 앞으로 쭉 뻗었을 때 손목에 스티어링 휠 윗부분이 닿을 정도로 거리를 조정한다.
그다음 스티어링 휠이 계기판을 가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낮추고 양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려보자. 이때 팔꿈치가 허벅지나 골반 등에 닿는다면 방해되지 않는 위치까지 올리고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고정한다.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 안전벨트 높이도 조정할 수 있는데 흔히 ‘높이 조정 앵커’라고 부른다. 벨트를 착용했을 때 벨트가 어깨 바깥쪽을 감싼다면 앵커를 높여야 하고 목 주변에 걸쳐진다면 낮춰야 한다. 시트 포지션과 별개로 안전벨트 착용 시 허리 쪽 벨트는 복부가 아닌 골반을 가로질러야 한다.
사이드, 룸미러 위치 재조정
사각지대 최소화가 포인트
시트 포지션이 달라졌으니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재조정해야 한다. 사이드미러는 진로 변경 시 후측방 진행 차량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 큰 만큼 후측방 시야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미러의 위쪽 절반은 지평선 상단, 나머지 아래 절반은 노면이 보이도록 상하 각도를 조정한다. 그다음 안쪽 5분의 1 면적에 차체가 보이도록 좌우 각도를 맞춘다.
차체가 많이 보일수록 후측방 사각지대가 커지기 때문에 차체는 최소한만 비치는 게 좋다. 운전이 능숙하다면 1/7, 1/8 면적만 차체에 할당해도 된다. 어차피 사이드미러로 볼 수 없는 나머지 후방 시야는 룸미러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룸미러는 가장 조정하기 쉽다. 뒤 창문이 시야 안에 모두 들어오도록 맞추면 끝이기 때문이다. 뒷좌석에 사람이 자주 타지 않는다면 뒷좌석 헤드레스트를 최대한 낮추는 것도 후방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