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3사는 이제 옛말?
부진한 사이 볼보 급성장
전기차로 승부수 던질까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만 해도 등록 대수가 1만 대에 불과했던 수입차가 2014년 이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2018년에 200만 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316만 760대를 기록한 것인데, 이는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2,550만 3,078대의 약 12%에 이르는 수치이다.
2010년대 한국 소비자들에 많은 관심을 받은 차량은 단연 독일 완성차로,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BMW, 아우디가 있다. 이들은 한때 ‘독일 3사’로 분류되며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서 위상을 떨쳤는데, 최근 아우디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벤츠와 BMW로 압축된
수입차 경쟁 구도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해 국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를 발표했는데,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아우디의 점유율 변화였다. 아우디의 전성기라 불리던 2014년에 14.1%를 기록하며 2위 벤츠(17.9%)와 5% 안팎의 대등한 접전을 펼쳤으나, 이후 꾸준히 떨어지는 점유율을 나타낸 것.
무엇보다 최근 7년 아우디의 신차 점유율이 계속해서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데, 벤츠와 BMW와의 격차는 무려 4배 가까이 벌어진 모양새를 보인다. 이에 아우디가 붙들고 있던 3위 경쟁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몇 해 전 중국 지리에 인수된 볼보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아우디의 남은 자존심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떨어트리는 가격 정책
그렇다면 아우디는 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프리미엄 브랜드답지 않은 가격 책정을 꼽을 수 있는데, 아우디는 지난 13일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수입차 공식 딜러사와 중개 플랫폼 등의 3월 프로모션을 취합한 결과 이달 아우디 딜러사들은 2020년 출시한 A6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9,255만 원)에 24.5%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조건에 따라 할인 폭은 최대 2,200만 원까지 달하는데,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와는 뒤떨어진 행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공식 딜러사들의 판매 정책에 따라 차량 가격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점이 아우디의 위상이 떨어진 이유라 말하기도 한다.
전기차 시장 공략 통한
점유율 높이기 나서
한편 독일 3사 중 가장 낮은 점유율을 차지했던 아우디는 전기차 전환을 기회삼아 점유율 높이기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출시한 Q4 e트론과 Q4 스포트백 e트론은 한 달 만에 수입 전기차 중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아우디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의 니즈, 수요, 선호도 파악을 통해 보다 의미 있고 매력적인 프리미엄 전기차 경쟁력을 쌓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까지 프리미엄 브랜드 중 전기차 부분에서 확실한 강자가 없는 점을 노린 것인데, 한 관계자는 “브랜드마다 강점과 지향점이 뚜렷한 만큼 향후 시장 주도권을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경쟁은 한층 더 다양해진 전기차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