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등 혜택 폐지 이후
가격 인하 이어진 중국 전기차
그런데도 판매량 저조한 상황?
승승장구하던 중국산 전기차가 자국 시장에서 굴욕을 면치 못하며 연일 하락세를 보인다. 가장 큰 원인은 올해부터 시작된 중앙 정부의 신에너지 차(수소차,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보조금 지원 중단과 세금 감면 중단 정책이다.
보조금 자체가 사라지면서 전기차를 구매할 유인이 줄어들자 중국산 전기차의 판매량은 연일 하락세를 보인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일반 승용차까지 판매량이 하락세다. 이에 중국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까지 연달아 가격을 인하하며 승용차를 판매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판매량이 증가하지 않는 추세다.
작년 대비 17% 감소
판매량 바닥 쳐
중국 자동차유통협회는 3월 1~12일 승용차 판매량이 41만여 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2월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땐 11% 감소한 대수다. 1월 이후 누적 승용차 판매량도 309만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했다.
중앙정부의 자동차 지원금이 중단되자 지방정부가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달 1일 후난성 우한시가 관내에서 생산하는 둥펑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최대 9만 위안(약 1,7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데 이어 각 지방정부는 자동차를 구매한 사람에게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잇따라 가격 하락해도
구매하지 않는 고객들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중국 자동차 업체,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들까지 승용차 가격을 낮추며 가격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가 먼저 최대 20%까지 가격을 할인한 데 이어 포드도 자사 브랜드인 머스탱 마하-E를 6,000달러 인하했고, 광저우의 한 BMW 대리점에선 전기차 i3가 12,000달러 인하된 51,0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량은 앞서 말했듯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바라며 추가 지원책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유통협회는 “매장을 찾는 고객은 크게 늘었지만, 거래는 훨씬 줄었다”고 말하며 현재 상황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잇따른 할인 경쟁에
우려하는 자동차 업계
협회는 성명문을 통해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규탄했다. 협회는 “지방정부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건 지역 보호주의적인 조처로 공정하지 않다”며 보조금 지원 정책이 지역주의를 불러일으켜 자동차 시장 질서에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천스화 비서장도 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이 자동차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가격 인하는 수요를 자극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전동화와 스마트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 최근 수년간 이익률이 낮아진 상태”라고 말하며 “채산성을 악화하는 출혈 경쟁은 결코 바람직한 장기 전략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