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폭등하는 신차 가격
의외의 방법 택한 소비자들
구형 판매량이 그대로?
작년부터 신차 가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등하는 ‘카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며 신차 효과마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차 출시가 임박하면 기존 모델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레임덕’이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요즘 들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아반떼 판매량은 6,336대로 그랜저에 이어 내수 승용차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었음에도 오히려 작년 월 평균 판매량 4,800여 대를 크게 넘어서는 등 기존 모델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레임덕 없었던 구형 그랜저
카니발도 현행 모델 잘 팔려
작년 11월 7세대로 풀체인지를 거친 그랜저 역시 출시 직전까지 구형 모델의 판매량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작년 10월 그랜저는 4,661대 판매되었는데, 이는 작년 월평균 판매량 5,400여 대를 약간 밑도는 수치였다. 신형 그랜저가 출시된 11월에는 구형 2,731대, 신형 1,023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페이스리프트가 예정된 카니발 역시 현행 모델 판매량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내수 승용차 판매량 2위를 기록한 카니발은 전년 동월 3,254대의 2배에 가까운 6,23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요즘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의 추가가 예정됐음에도 현행 모델의 판매량이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출고 대란 영향 컸다
하이브리드 인상 폭 두드러져
신형이 출시됐음에도 구형의 판매량이 유지되는 현상에 관해 업계는 작년 절정을 찍었던 출고 대란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급등한 신차 가격 역시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완성차 업계는 수요와 대기 물량이 넘쳐났던 만큼 연식 변경 모델도 가격을 200~300만 원 씩 올려왔다. 이에 페이스리프트, 풀체인지 모두 부담스러운 수준의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구형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또한 순수 내연기관 모델보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상 폭이 크다는 점도 몇 번의 신차 출시를 통해 두드러졌다. 아반떼의 경우 1.6 가솔린 및 LPi 모델이 트림에 따라 94~156만 원 올랐지만 하이브리드는 125~179만 원 올랐다. 그랜저는 풀체인지를 거치며 파워트레인 종류에 따라 300~600만 원의 인상 폭을 기록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가 추가될 카니발 역시 전반적인 가격이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금방 시들해진 신형 코나
셀토스 판매량의 절반 수준
도를 넘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신차 효과가 조기에 줄어든 예로 신형 코나가 꼽힌다. 지난 1월 2세대로 풀체인지 된 코나는 가격이 최대 500만 원에 가까운 폭으로 올랐다. 구형 대비 넓어진 레그룸과 차급을 초월하는 상품성을 갖췄지만 이를 감안해도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1세대 코나는 작년 12월 728대 팔렸으며 1월 18일 출시된 2세대 모델은 첫 10일간 620대 판매되었다. 2월 판매량은 구형보다 높은 2,535대를 기록했지만 경쟁 모델인 셀토스(4,924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차들은 가격이 너무 올랐다”라며 “성능에 큰 차이가 생기지 않은 이상 구형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당분간 신형이 나와도 구형 판매량이 변하지 않는 현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듯하다”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