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포드가 내놓은 특별 모델
남성 전용 에디션이라고?
지난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1908년 미국에서 수십만 명의 여성 노동자가 여성 참정권, 근로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해 1975년 유엔이 정한 기념일이다. 선진국에서 여성의 날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기념일이며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날이 공휴일이며 유럽 등지에서는 연례행사가 열린다. 가정에서도 남편과 자녀들이 아내, 어머니에게 꽃과 빵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한편 포드는 이번 여성의 날에 준대형 SUV 익스플로러의 특별 모델을 공개했는데, 놀랍게도 ‘남성 전용 에디션(Men’s Only Editi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남성 전용 모델을 굳이 여성의 날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히터, 와이퍼도 없는 깡통
상남자들만 타라는 걸까?
포드 익스플로러 남성 전용 에디션은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블랙 외장 색상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겉보기로는 색상 외의 특이점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 차의 진정한 의미는 옵션 표에서 드러난다. 놀랍게도 일반 익스플로러의 최하위 트림에서도 기본 적용되는 사양이 대거 빠져 있다. 여기에는 윈드실드 와이퍼, 히터 에어컨, 방향지시등, 리어 뷰 미러, 내비게이션 등 안전하고 편안한 운행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들이 해당된다. 사실상 깡통 중의 깡통 모델인 셈이다.
심지어 가격은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포드는 왜 정상적인 운행조차 어려운 모델을 여성의 날에 ‘남성 전용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했을까? 혹자는 상남자들만 탈 수 있는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남성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도로 해석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빠진 옵션은 모두 여성이 발명
히터와 와이퍼는 일부에 불과
포드는 현행 자동차에 당연히 탑재되는 편의/안전장치들 중 여성이 발명한 것들을 소개하기 위해 익스플로러 남성 전용 에디션을 기획했다. 윈드실드 와이퍼의 경우 1903년 미국 여성 메리 앤더슨(Mary Anderson)이 처음 발명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차량용 히터 역시 미국 여성 마가렛 윌콕스(Margaret Wilcox)가 1893년 발명했다. 윌콕스가 발명한 히터는 엔진의 열을 파이프를 통해 실내로 전달하는 원리로 오늘날에도 큰 틀이 유지되고 있다. 차량용 히터가 발명되기 전에는 매년 겨울마다 추운 차 안에서 동상에 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룸미러도 여성이 발명했다
성공적인 포드의 캠페인
방향지시등은 유명 여배우이자 발명가인 플로렌스 로렌스(Florence Lawrence)가 1914년 발명했다. 초기 방향지시등은 제동등과 마찬가지로 접혀 있던 깃발이 튀어 올라오는 방식이었으며 이후 등화류를 사용하는 현재의 방식으로 발전했다. 방향지시등 덕분에 여태껏 수신호로 진행 방향을 알리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됐으며 수많은 교통사고가 예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행량이 얼마 없었던 자동차 산업 초창기에는 다들 앞만 보고 주행했지만 점차 자동차 보급이 본격화되며 운전자들은 사방을 살필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시기 영국 최초의 여성 레이서 도로시 레빗(Dorothy Levitt)은 후방을 살피기 위해 손거울을 사용함으로써 리어 뷰 미러의 개념을 만들었으며 아예 고정형 미러를 장착한 차량이 경주에서 우승하며 점차 일반 승용차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포드의 남성 전용 에디션은 1세기 넘는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여성이 기여한 바를 기억하자는 캠페인이었던 셈이다.
그럼 평등하게 여성 에디션도 만들어서 팔아야지….
남자들이 발명한 것들 모조리 빼고 여자들이 발명한 것만 붙여서…..
별 같지 않은 쓰레기 짓을 하고들 앉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