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수소만으로 작동한다고?
고전압 배터리도 있다
내연기관이 함께 탑재되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친환경 자동차는 크게 전기차, 수소차로 나뉜다. 각각 전기 및 수소를 충전해 작동하며 수소차는 연료전지 방식이 주를 이룬다. 연료 공급 시스템을 거쳐 연료전지 스택으로 공급된 수소 가스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성하는 원리다.
이렇게 연료전지 스택에서 생성된 전기가 인버터를 거쳐 전기 모터로 향하고 휠을 굴리기까지의 과정은 전기차와 동일하다. 전기차는 배터리팩에 저장된 전기를 직접 끌어다 쓰며 수소전기차는 수소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생성하는 과정이 추가된다는 정도의 차이다. 그런데 수소차에는 연료전지 외에도 전기차와 같은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되는데, 굳이 두 종류의 전지를 얹는 이유는 무엇일까?
순간 가속에 필수적
연료전지로는 한계
오르막 주행이나 추월 가속과 같이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기차는 배터리 급방전을 통한 즉각적인 가속이 가능하지만 수소차는 그렇지 않다. 연료전지는 순간적으로 전기를 생성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소에서 얻어온 전기 일부를 별도의 고전압 배터리에 저장해뒀다가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뽑아 사용한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의 발전 용량에 따라 출력과 주행 가능 거리가 달라진다. 하지만 차체 크기와 허용 중량이 한정되어 있기에 고전압 배터리 없이 연료전지만으로 필요한 출력을 모두 얻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용량을 키우면 주행 가능 거리와 출력이 높아지지만 중량과 공간의 한계로 인해 배터리 용량을 무작정 키울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현재로는 수소전기차일지라도 고전압 배터리의 보조가 필수적이다.
회생제동 시스템에도 필요
보조 배터리 역할 겸한다
또한 고전압 배터리는 수소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연료전지 스택의 전력을 보조해 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회생제동을 통해 생성된 전력을 저장하는 역할도 맡기 때문이다. 회생제동은 주행 중인 자동차의 운동에너지를 활용해 추가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하는 기능이다. 브레이크 작동 시 모터를 발전기로 사용해 추가 제동력 생성과 동시에 회수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원리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요즘 출시되는 전기차, 수소전기차는 물론이며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필수로 적용된다. 회생제동 시의 감속력이 꽤 강력해 일반적인 감속 조건에서는 기존의 유압식 브레이크를 대체하며 상황에 따라 유압식 브레이크와 함께 작동하기도 한다. 수소전기차의 경우 회생제동 기능으로 생성된 전기를 연료전지 스택에 저장할 수 없기에 고전압 배터리에 저장된다. 수소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는 내연기관 자동차로 치면 보조 엔진이자 보조 연료탱크인 셈이다.
실내 전장 작동에도 필요하다
고전압 배터리 없는 수소차는?
고전압 배터리는 수소전기차의 전압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연료전지 스택에서 전기를 만들어 구동 모터에 공급하기까지 일정한 전류와 전압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전압 배터리는 앞서 언급한 급가속 상황을 비롯해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이 달라져도 안정적인 시스템 전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에어컨, 헤드램프, 파워 윈도우 등 12V 전압을 사용하는 전장에 필요한 전원도 고전압 배터리의 전기를 변환해 사용한다.
고전압 배터리의 도움 없이 완벽하게 수소만으로 작동하는 수소차도 존재한다. 바로 수소전기차가 아닌 수소엔진차다. 기존의 내연기관 구조를 활용해 휘발유 혼합기 대신 수소를 폭발시켜 동력을 얻는 방식으로 과거 BMW가 양산을 고려한 바 있다. 현재는 토요타가 대체 연료의 일환으로 연구 개발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