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도색에 2,700만 원 써
세금 출처 드러나자 반발 일어
영국 소방노조 파업 물결
지난 2021년 국내 한 소방서는 크리스마를 맞아 소방 안전 카퍼레이드를 실시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고자 진행한 이벤트였다. 해당 소방서는 소방 차량 3대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민 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운행하기도 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따뜻한 화답을 전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다. 반면에 영국의 한 소방서는 시민들로부터 응원이 아닌 비난을 받아 주목을 받은 것.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2017년부터 무지개 도색에
수백만 원씩 지출한 소방서
지난해 영국 잉글랜드의 남동부에 위치한 옥스퍼드셔의 소방서 3곳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차량을 색칠해 논란이 일었다. 3곳 중 2곳은 2017년부터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의미에 일환으로 페인트 작업을 진행했다. 다만 좋은 의도라도 도가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
이들 가운데 소방 차량을 무지개로 도색하는 데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인 소방서는 4,320파운드(690만 6,080원)으로, 그 뒤로 3,390파운드(542만 원), 2,284파운드(365만 1,750원)이 소요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깃발 등을 제작하는 데 35,000파운드(5,595만 9,400원)을 쓴 것이다.
소방 활동에 써야 할 돈이
차량 도색에 사용돼
그렇다면 도색에 필요한 자금은 어디서 사용됐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해당 소방서는 2021년 책정된 연간 예산에서 끌어다 쓴 것인데, 이는 화재, 재난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 쓰여야 할 세금을 낭비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 영국의 납세자 연합의 톰 라이언은 “소방서장은 값비싼 무지개가 모두에게 신뢰를 주는 인명 구조 서비스에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서는 문화가 아닌 화재 진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자 논란을 일으킨 소방서들은 “문화의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해 시행된 것”, “이 같은 방법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세금이 전혀 엉뚱한 곳에 쓰였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영국 시민들은 “이런 결정을 내린 사람은 사퇴시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소방서는 언제나 자금이 부족한데…너무 충격적인 돈 낭비다” 등 비난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영국 소방관들
20년 만에 파업을 결의
한편 소방차량 도색으로 논란이 일었던 영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공공부문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번 파업에 소방관들 역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영국 전역의 소방관 약 3만 명이 파업을 결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근 10년간 소방관 급여가 실질적으로 삭감됨에 따라 쟁의행위 투표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소방노조 위원장 매트 랙은 “2010년 이후 급여 가치가 최소 12% 깎였다. 소방관은 코로나19 기간 최전방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온 영웅이지만, 리시 수낵 총리 정부가 자금 지원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협상에 난색을 드러내고 있어 당분간 파업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