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디스플레이
은근히 귀찮은 손자국 청소
GM이 내놓은 해결책은?
요즘 신차를 보면 갈수록 눈에 띄게 커지는 부분이 있다. 바로 디스플레이다. 과거 8인치 대에 머물렀던 센터 디스플레이는 크기 경쟁이 붙으면서 10.25인치, 12.3인치 사이즈를 소형 SUV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여기에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유행하며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이어 붙인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캐딜락 XT4에는 3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메르세데스-벤츠 EQS에 옵션으로 적용되는 ‘MBUX 하이퍼스크린’은 그 크기만 무려 56인치에 달한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가 웬만한 가정집 TV와 맞먹는 수준까지 커진 셈이다. 디스플레이가 커질수록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고 조작하기에도 편하지만 터치로 인해 생기는 지문 자국을 매번 닦는 것도 일이 된다. 소비자들의 귀찮음을 발 빠르게 캐치한 제너럴모터스(GM)는 혁신적인 첨단 사양을 준비했다.
자동 세척 시스템 특허
자외선으로 화면 청소
GM은 자동차의 디스플레이 청소 문제를 해결해 줄 특허를 최근 출원했다. 손가락의 유분기로 오염돼 보기 흉해진 디스플레이를 스스로 세척하는 기능으로, 극세사 천을 이용해 닦는 물리적인 청소와는 거리가 있다. 가시광선 밖의 자외선 파장을 생성하는 초소형 LED를 디스플레이에 맞추고 화면을 투명한 광촉매로 코팅하는 원리다.
정확히는 LED의 자외선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수분과 결합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화면에 묻은 유분을 분해하게 된다. 이후 시간이 지나 오일과 그리스가 함께 분해돼 증발하며 지문 자국이 사라지는 원리다. GM의 특허에는 디스플레이에 사용된 광촉매의 종류에 관해 정확히 언급되지 않았으나 일종의 금속 산화물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널리 쓰이던 방식
LED 램프가 태양광 대체
물리적 접촉 없이 디스플레이를 청소하는 기능이 자동차에 적용된 바는 없지만 태양광 패널 청소 및 보호 수단으로는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태양광 패널에 적용된 광촉매는 햇빛의 자외선과 결합하여 동일한 효과를 내며, 패널 위에서 자라던 곰팡이를 제거하고 유분도 분해한다.
자동차의 경우 내부가 항상 충분한 자연광에 노출되지는 않기에 보라색 파장의 초소형 LED로 자외선 효과를 재현했다는 게 GM 측의 설명이다. 해당 기능을 실제로 사용할 경우 매일 밤 차량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디스플레이를 자동으로 청소해 지문과 세균을 제거하도록 할 수 있으며 원하는 때 언제든지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용화 시점은 미정
내구성에도 도움 될 듯
GM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청소 기능을 특허만 출원한 상태이며 상용화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미 다수의 차주들에겐 매번 물티슈나 극세사 천 등으로 디스플레이를 닦는 일이 익숙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마찰이 누적되면 디스플레이 코팅이 벗겨질 수도 있는 만큼 GM의 새 특허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GM은 한국에서 저평가돼서 그렇지 자동차 특허 기술 가장 많은 회사임”, “자동변속기도 GM이 가장 먼저 적용시켰잖아”, “건강에는 이상 없을까?”, “난 애초에 지문이 안 묻게 터치펜으로만 조작하는데”, “현대차도 마음만 먹으면 이런 거 뚝딱 만들 수 있을 텐데 역시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