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
판매량 크게 좌우하기도
BMW가 직면한 고민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상품 경쟁력 확보만큼 공들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브랜드 이미지 형성이다. 좋은 차를 만들 기술력이 충분히 있는 제조사일지라도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판매량이 좌우될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단순히 긍정적인 수준을 넘어 제조사의 방향성에 맞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먼저 심어주어야 상품 기획과 판매가 더욱 수월해진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상당한 노력을 쏟아붓는다. 마케팅에 거금을 들일 뿐만 아니라 제조사의 인상을 좌우할 라인업이나 특별 모델을 개발하기도 한다. 현대차가 고성능 이미지 구축을 위해 만든 N 브랜드와 렉서스가 운명을 걸고 10년 넘게 개발한 헤일로 카 ‘LFA’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BMW는 국가에 따라 브랜드 인식 차이가 커 고민인 듯하다.
BMW 디자인 총괄 디렉터
“시장 선호도 점점 비슷해져”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 BMW 디자인 총괄 디렉터는 최근 미국에서 프라이즈 로스앤젤레스(Frieze Los Angeles) 아트 페어와 함 개최된 신규 스튜디오 개관식에 참여했다. 그는 당일 현지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BMW 디자인 웍스 시설 및 아트카, BMW 디자이너들이 직면한 과제 등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당시 현장을 취재한 외신 ‘모터 1’의 보도에 따르면 인터뷰의 핵심 주제는 미국, 유럽, 중국 시장 간의 디자인 취향과 인식 차이였다. 반 호이동크는 “시장을 조사해 본 결과 각 시장의 선호도는 세분화되기보다는 일정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격차 큰 중국과 미국
고성능 vs 럭셔리
또한 그는 “미국 시장에서는 BMW를 고성능 차량 제조사로 보는 반면 중국에서는 BMW를 럭셔리 브랜드로 인지한다”라고 설명했다. 어쩌면 시장 선호도의 가장 큰 차이는 미국에서의 BMW 브랜드 이미지와 이것이 미국 외 시장에 미치는 여파에 있었던 셈이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BMW는 스포티한 자동차”라며 “아무리 차체가 크고 고급스러울지라도 스포츠카로 인식된다. 7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아울러 “반대로 중국에서는 BMW가 벤츠처럼 럭셔리 브랜드 자동차로 여겨진다”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서 BMW에게는 미국과 중국의 브랜드 인식 격차를 줄이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볼 수 있겠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는다
개인화 프로그램 강화할까?
이에 BMW 디자이너들은 현행 7 시리즈로 럭셔리, 고성능 이미지를 모두 잡기로 했다. 예를 들어 차분한 색상과 캐시미어 시트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아낌없이 투입하면서도 스포티한 스타일 구성을 갖추는 식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취향 반영에 치중하다 보면 소비자 각각의 취향을 간과하기 쉽다.
이에 반 호이동크는 “약 30년 전 소비자들은 인생에서 어느 정도 목표한 바를 이루면 그에 걸맞은 럭셔리 브랜드 자동차를 소유하고 싶어 했다”라며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그런 이미지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요즘은 디자인 취향이 더욱 다양해지고 개인화됐다”라고 답했다. 향후 BMW의 맞춤 제작 시스템 ‘인디비주얼’을 강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