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해진 전동화 전환
구조조정 칼바람 분다
포드 유럽 직원 11% 해고

한국지엠 군산 공장 폐쇄 반대 시위 / 사진 출처 = “BBC”

빠른 변화의 이면에는 부작용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급격한 전동화로 인해 당장 드러난 문제만 해도 상당한데 최근 고용 안정과 관련된 문제도 드러나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동화 전환을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자금을 확보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연구 개발 인력부터 부품 업계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포드는 지난 14일(현지 시각) 영국에서 1,300명, 독일에서 2,300명, 이외 국가 200명까지 총 3,800명의 직원을 정리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 전체 직원의 11% 규모로 포드는 전동화 전환이 이번 구조조정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동종 업계 근로자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겠지만 포드는 시작에 불과하다.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 공장
유럽연합 본부

EU의 2035년 데드라인
앞으로 더욱 심해질 듯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2018년 군산 공장을 매각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에는 북미 지역 공장 다섯 군데를 비롯해 전 세계 7개 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 4천 명이 해고됐다. 업계는 이러한 인력 감원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인력 자체를 줄이지 않더라도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발하던 인재가 전기차 전문 인재로 대체될 수도 있다.

완성차 업계가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이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EU는 2035년부터 EU 회원국 내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EU 회원국 외에서는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할 수 있지만 유럽 시장 규모만 해도 상당해 전기차 판매를 포기하기엔 손실이 너무 크다. 비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시기에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려는 분위기인 만큼 사실상 2035년이 데드라인인 셈이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 / 사진 출처 = “Bloomberg”
폐쇄된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 공장

국내 부품 업계 절반 소멸
10만 8천 명 미래 불투명

토요타는 업계 흐름과 달리 전동화 전환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모습이다. 가장 자신 있는 하이브리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며 전기차 기술 축적에 필요한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달리 해석하면 부품 업계가 전동화에 대비할 시간도 함께 벌어다 준다는 의미가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내연기관 차의 1/3에 불과한 만큼 부품 업계에 미치는 여파도 크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13일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동화 전환으로 인해 사라질 부품 기업 수만 4,195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업체들은 엔진, 트랜스미션, 배기 및 연료 계통 등 내연기관 부품 전문으로, 전체 부품 업계의 46.8%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한다. 해당 업체들에 근무 중인 임직원 10만 8천 명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이야기다.

현대 아이오닉 5 자율주행 테스트카
기아 생산 라인 /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복 터진 소프트웨어 업계
제조업 범주 벗어난다

전기차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부품 수가 줄어드는 반면 소프트웨어 기술이 고도화함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 회사 인수에 적극적이다. 작년 8월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포티투닷’을 인수한 바 있다. 미래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에 비유되는 만큼 완성차 업계 역시 제조업의 범주를 벗어나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 시대가 도래하면 기존 인력으로는 자동차 업계의 중심에 설 수 없다“며 “곳곳에서 보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현재진행형이며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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