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당연한 휘발유와 경유
과거 다양한 시도 존재했다
독특한 연료 쓰는 자동차들

캐딜락 토륨 퓨얼 / 사진 출처 = “GM

우리는 지금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큰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100년 넘게 휘발유, 경유 등을 사용해온 내연기관을 내려놓고 전기, 수소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갈아타는 과정은 인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곳곳에서 시행착오와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맞이하게 될 미래라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사실 자동차의 에너지원을 더욱 효율적인 것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현재의 내연기관 역시 그 결과물로, 1886년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등장하기 전 자동차의 동력원은 증기였다. 이후 1931년까지 증기기관 자동차가 생산됐지만 내연기관보다 무겁고 효율도 낮아 자연스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외에도 우리가 상상조차 못 한 여러 연료와 동력 기관이 개발되고 양산 직전까지 가기도 했는데, 100년 동안 에너지 보충이 필요 없는 자동차도 있어 눈길을 끈다.

포드 뉴클레온 모형 / 사진 출처 = “Wikipedia”
캐딜락 토륨 퓨얼 / 사진 출처 = “GM

핵 추진 자동차
100년도 거뜬해

그 정체는 다름 아닌 ‘핵 자동차’였다. 포드가 1957년 공개한 ‘뉴클레온’ 콘셉트는 소형 원자로를 얹어 우라늄의 핵분열로 생성된 열과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가동한다는 신박한 개념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만약 이 차가 실제로 만들어졌다면 핵연료를 추가로 주입할 필요 없이 최대 8천km를 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뒤이어 캐딜락도 핵 추진 자동차 콘셉트를 내놓았다. 캐딜락 창립 100주년 기념으로 공개된 ‘토륨 퓨얼’ 콘셉트는 뉴클레온과 달리 희토류에서 추출되는 토륨으로 원자로를 가동한다. 이 차에 핵연료를 한 번 주입하면 최대 100년까지 추가 연료 주입 없이 운행할 수 있다는 게 캐딜락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두 모델은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모두 모형과 렌더링 등 콘셉트 구상 단계에 그쳤다.

메르세데스-벤츠 T80 / 사진 출처 = “Wikipedia”
크라이슬러 터빈카 / 사진 출처 = “Driving Line”

항공기 엔진을 자동차에
실제도 양산될 뻔했다

앞서 소개한 뉴클레온은 터빈을 가동해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었다. 실제로 항공기 엔진을 자동차에 얹으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는 1900년대 초 아돌프 히틀러의 지시에 따라 전투기의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T80’를 만들었다. 메탄올과 에탄올, 벤젠을 섞은 특수 연료를 사용하며 이론상 최고속도가 750km/h에 달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시험 주행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크라이슬러는 한술 더 떠 항공기 엔진을 얹은 자동차를 시장에 출시하고자 했다. 1963년 등장한 ‘터빈카’가 그 주인공으로 최고출력 130마력짜리 제트 터빈 엔진을 얹어 당시의 포드 머스탱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연료를 가리지 않았으며 영하 29도에서도 시동이 걸리는 등 획기적인 장점들을 갖고 있었다. 터빈카는 누적 주행거리 160만km에 달하는 내구성 테스트까지 통과했지만 제트엔진 특유의 소음과 낮은 연비, 생산 단가 등의 문제에 부딪혀 결국 양산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런던 버스에 장착된 목탄 가스 발생 장치 / 사진 출처 = “Wikipedia”
북한에서 운행 중인 목탄 가스 트럭

목탄 가스 자동차
북한에서 운행 중

한편 다소 원시적인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도 존재했다. 숯이나 장작 등 땔감을 태워 발생하는 가스로 엔진을 작동시키는 ‘목탄가스 자동차’로, 1901년 발명돼 2차 세계대전 시기 맹활약했다. 가소성 소재라면 무엇이든 연료로 사용할 수 있었기에 물자가 부족한 전쟁터에서 유용하게 운용됐는데, 1945년까지 독일에서만 50만 대의 목탄가스 자동차가 돌아다녔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연료 종류에 따라 가스 발생량이 달라 출력이 일정하지 않았으며 가스 포집 장치를 별도로 달아야 하는 만큼 중량, 부피 면에서도 단점이 명확했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연료 수급이 어려운 북한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목탄 자동차가 운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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