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보조배터리
잘못 설치하면 불난다
운전자의 안전 위험해
신차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차량용 보조배터리 설치에 대해 한 번쯤 찾아봤을 것이다. 혹은 신차 출고 시 영업사원이 선물로 지급해주는 경우도 많은데, 보통 설치는 사설 업체를 통해 따로 진행하게 된다. 보조배터리라 해도 차량 내부에 추가로 배터리를 연결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손을 빌리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하지만 업체를 통해서 연결한 보조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이 된다면 누구의 책임이 될까?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주차를 하던 중 탄내가 나서 외부 냄새인 줄 알았으나 막상 차량에서 내리니 탄내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상함을 느낀 차주는 차량 내부를 살펴봤는데, 운전석 하부에서 흰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 장면을 발견하고는 119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배터리 자체의 문제?
아니면 설치 실수?
해당 글을 쓴 차주는 3년 전 업체를 통해 5만 원의 설치비를 주고 보조배터리를 연결했다고 하는데, 그럼 설치 문제가 아닌 배터리 자체의 문제인 걸까? 사고 후 현장에 도착한 배터리 업체 담당자와 설치해준 업체 모두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배터리 업체 담당자는 연결 접지를 플라스틱 부분에 해 배터리가 탄 것이라고 하지만 설치업자는 설치 과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설치나 전기 쪽에 문외한 차주는 피해 보상 청구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차량에 큰 손상이 없어 보험 처리도 어려워 실내 클리닝, 세탁비 등을 차주가 고스란히 부담하게 생겼다.
차량용 보조배터리
설치하는 이유는?
다행히 위 차주는 주차하며 연기가 나는 장면을 포착해 금방 시동을 꺼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만약 차에 불이 붙는 등 2차 사고로 이어졌다면 피해는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하지만 2차 사고로 이어졌어도 지금처럼 책임을 질 곳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차주가 자차 보험 처리 후 소송을 통해 보상받을 수 밖엔 없다.
편의를 위해 설치하는 보조배터리가 오히려 운전자에게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밝혀진 것이다. 이쯤 되면 차량용 보조배터리의 실용성이 궁금해지는데, 굳이 보조배터리를 차에 설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는 바로 24시간 블랙박스 녹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장시간 주차를 해놔도 차량과 블랙박스 전원이 완전 분리되어 차에 문제가 생겨도 블랙박스 녹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체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기도
블랙박스 영상은 차량 사고가 났을 때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증거 자료가 되기에 보조배터리 설치가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피해가 될 수도 있다. 먼저 차량에 달린 모든 배터리는 주행 시간에 비례해 충전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주행하는 시간보다 주차해놓는 시간이 더 길다면 보조배터리도 결국 충전이 안 돼 방전된다. 이런 경우 보조배터리를 달아놓은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이다.
또 보조배터리 설치 후 차량 본체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확실한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보조배터리 장착 후 본체 배터리가 교체 시기보다 훨씬 이전에 방전된다는 후기도 많다. 보조배터리를 제거한 이후에는 이런 문제가 없어진 것을 보면 확실히 연관성을 아예 배제할 수가 없다. 따라서 본인의 주행 스타일을 잘 파악해 보조배터리가 정말 필요한지 설치 전에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