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문제
자동차 전용 운반선 공급난
중견 업체에 특히 타격 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쌍용차는 흔히 ‘르쌍쉐’로 불리는 국내 중견 완성차 제조사 3곳 중 가장 희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7월 출시한 신차 토레스는 한때 월간 판매량에서 그랜저를 앞서고 2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 4분기에는 영업이익 41억 원을 기록하며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신차 출시를 비롯한 여러 관문이 남은 가운데 수출이 어려운 현 상황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쌍용차의 수출 물량은 적지 않으나 자동차 전용 운반선을 구하지 못해 일부 물량을 컨테이너에 실어 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어려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쌍용 무쏘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Caravan and Motorhome Club”
컨테이너에 적재되는 무쏘 수출 차량 / 사진 출처 = “쌍용자동차”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컨테이너 활용한 쌍용차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운반선 공급난이 심화하며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미쳤다. 르노코리아와 쌍용차 등 국내 중견 완성차 제조사들은 차량용 운반선 재계약을 위해 기존의 2배가 넘는 운임을 냈으며 르노코리아 협력업체들은 최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르노코리아, 쌍용차, 쉐보레(한국지엠)는 내수보다 수출에 의존하는 만큼 자동차 운반선 공급난의 영향이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의 경우 자동차 운반선을 구하기 어려워진 작년 9월부터 수출 물량 일부를 컨테이너에 실어서 보내고 있다. 약 12m 길이의 컨테이너에 차량 두 대를 넣고 바퀴를 모두 벨트로 결박한 다음 차체의 앞뒤, 양옆으로 공기주머니를 꽉 채우는 방식이다. 현재 칠레와 페루 등 남미 시장으로 향하는 무쏘(렉스턴 스포츠) 물량이 이러한 방식으로 운반되고 있다.

선적되는 현대차 수출 물량 / 사진 출처 = “뉴스1”
수출 대기 중인 XM3 / 사진 출처 = “르노코리아자동차”

엔데믹 이후 폭등한 수요
운반선은 오히려 줄었다

해양수산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770척이었던 자동차 운반선이 작년 말 750척으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수명이 다해 퇴역하는 노후 선박들이 늘어나는 와중에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새로운 운반선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엔데믹 이후부터 자동차 수출 수요는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같은 대기업들은 해운사와 1조 원 이상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수출이 가능하지만 중견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6,500대를 옮길 수 있는 전용선 1척을 빌리는 것조차 어렵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유럽 수출 비중이 큰 XM3의 경우 국내 선사 대신 유럽 선사라도 이용해야 하는데 한국까지 빈 배로 오려는 선사가 없다”며 “왕복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배를 구할 수 있으면 차라리 다행인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수출되는 한국지엠 생산 차량 / 사진 출처 = “GM Authority”
부산항 컨테이너 하역장 / 사진 출처 = “뉴스1”

생존과 직결된 문제
정부 대책도 한계

중견 완성차 제조사들에게 있어 수출은 생존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작년 수출 물량이 11만 7,020대로 전년 대비 63.3% 증가했지만 내수 판매량은 13.9% 감소했다. 사실상 부진한 내수 판매 실적을 수출 실적으로 충당한 셈이다. 한국지엠은 GM 본사가 장기 계약을 체결해줘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양수산부는 쌍용차와 같이 컨테이너에 차량을 실어 수출하는 등의 선택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유럽 기항 선사를 위주로 유럽행 컨테이너선의 일정 일부를 자동차 수출 전용으로 할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선의 경우 수출 물량에 한계가 있으며 평택항에는 대형 컨테이너 하역 장비가 없어 차량을 부산항까지 탁송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3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