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의문을 제기해도 ‘결함 없음’
운전자가 직접 밝혀야 하는 결함
자동차를 오랜 기간 운행하다 보면, 차량 자체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기도 하고 이런 문제에 대해 제조사는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에서 가장 최악의 결함으로 불리는 ‘급발진’은 지난 6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로 900건 이상 접수되었지만 실제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급발진은 자동차가 운전자의 제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달리는 현상을 말하는데, 차량을 제어할 수 없다는 특징 때문에 큰 사고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일 국내에서 또다시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는데, 어떤 사고인지 알아보자.
마포에서 벌어진
또 다른 급발진 의심 사고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골목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제네시스 차량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주변 건물 1층을 들이받고 멈추게 되었다. 당시 도로에 있던 보행자와 운전자는 모두 사고 충격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은 “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보행자와 행인을 그대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사고가 벌어지자 출동한 경찰은 주변 CCTV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에 나섰으며, 급발진을 비롯한 모든 사고 가능성에 대해 열어둔 상태다. 공덕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해 네티즌들은 “요즘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해결해야 할 거 같다”면서 “제조사가 단순히 EDR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신뢰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는
급발진 의심 사고들
이번 사고 이외에도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할머니가 손자를 태우고 귀가하다가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수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지난 31일에도 검은색 승용차가 100m가량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택시와 강하게 부딪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러한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례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에서 발생했다. 게다가 하나의 제조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 제조사에 발생하는 사고이며,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알 수 없는 급발진 의심 사고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밝혀진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급발진 사고는 0건
운전자가 증명해야 해
현재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례 중 실제 제조사의 결함으로 발생한 사고로 인정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대부분의 제조사는 차량의 사고기록장치인 EDR을 기반으로 해당 차량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대부분의 차량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이 눌려있었다고 기록되었다. 하지만 모든 운전자들은 모두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도 차가 멈추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상 법원은 운전자의 증언보다는 객관적인 기록인 EDR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EDR과 운전자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EDR이 과연 객관적인 자료인가에 대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제조사가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해 원인 규명을 밝히지 못하는 것에 답답한 운전자들은 점차 페달에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 한 운전자는 “최근 발생하는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해 증명할 방법이 없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책인 블랙박스를 하단에 장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급발진 의심 사고들이 ‘운전 미숙’으로 일단락되기도 하는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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