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줄어든 신차 대기
2월 납기 정보 살펴보니
대부분 1~8개월 감소
지난 2022년은 유난히 자동차를 구매하기 어려운 해였다. 인기 차종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비인기 차종도 분기 단위의 대기 기간이 소요됐으며 출고 대기에 지친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자 중고차 시세가 신차를 역전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이는 중국발 코로나 팬데믹에서 비롯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것으로 향후 몇 년간 신차 출고난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흐름이 크게 달라질 듯하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보다 빨리 완화되기 시작하며 신차 출고 기간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일부 차종을 제외한 대부분 모델의 납기일이 1~8개월 줄었다. 최근 고금리로 인한 수요 위축 역시 여파를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하이브리드도 납기 줄어
그랜저는 1~4개월 감소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전 차종 납기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대비 납기가 늘어난 차종은 싼타페 하이브리드, 스포티지 LPG 등 6종뿐이다. 먼저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와 쏘나타 1.6 가솔린 모델은 지난달 출고 기간이 각각 6개월, 3개월이었는데 이번 달에는 5개월, 2개월로 한 달씩 줄었다.
순수 내연기관 모델 대비 출고 대기가 긴 하이브리드 모델도 전체적으로 완화된 양상을 보인다. 특히 지난달 기준 16개월을 기다려야 했던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이번 달 12개월로 무려 4개월이나 줄었다. 최근 풀체인지를 거치며 현대차 판매 1위에 오른 그랜저 역시 2.5 가솔린, 3.5 가솔린 및 LPi, 하이브리드 모두 1~4개월가량 납기가 줄었다.
3~4개월 줄어든 투싼
코나는 한 달이면 돼
기아의 경우 K5와 K8 가솔린 모델들의 대기 기간이 지난달 대비 평균 1개월가량 줄었다. K5 LPG 모델과 K8 2.5, 3.5 가솔린 모델의 경우 1개월에서 1.5개월이면 받아볼 수 있다. SUV 모델 역시 최소 1개월에서 8개월 줄었다. 현대 투싼은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납기일이 각각 4개월(9개월->5개월), 4개월(9개월->5개월), 3개월(13개월->10개월)씩 감소했다.
최근 출시된 신형 코나는 1.6 가솔린 터보, 2.0 가솔린 모두 1개월이면 받아볼 수 있다. 기아 스포티지와 쏘렌토 가솔린 모델 역시 각각 1개월씩 짧아진 7개월, 4개월이면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직 1년 이상의 대기가 필요하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2개월,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6개월이 소요된다.
8개월 줄어든 GV80
황급히 생산량 조절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T 모델은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지난달 대기 기간은 18개월에 달했으나 이번 달 10개월로 불과 한 달 사이에 8개월이나 납기일이 줄었다. GV80 가솔린 모델의 경우 3개월 전까지만 해도 30개월, 무려 2년 반에 달하는 기다림이 필요했다. 최신 전기차인 현대 아이오닉 6 역시 지난달 16개월에서 이번 달 13개월로 3개월 짧아졌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라 공급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급격히 오른 금리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의 여파도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 G80의 주문 취소가 급증하자 예정돼 있던 주말 특근을 취소하는 등 황급히 생산량을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