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부족한 충전 시설
정부가 내놓은 충전기 사업
급속이 아닌 완속 충전기가 필수
전기차를 구매하기 전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전기차 충전기의 부족함이다. 전체적으로 전기차 충전기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정부는 전기차 차주들의 불만을 받아 새로운 전기차 충전기 정책을 공개했다. 그런데 현재 전기차 차주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급속이 아닌 완속 충전기를 더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왜 이들은 더욱 빨리 충전되는 급속 충전기가 아닌 완속 충전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늘어가는 전기차를
수용해야 하는 주차장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국내 기준 44만 1,000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30%가 증가된 수치다. 매년 친환경차의 판매 기준은 새롭게 갱신되고 있으며, 이제 판매되는 신차 4대 중 1대가 친환경차인 셈이다. 이렇게 늘어가는 전기차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바로 전기차 충전기다. 전기차의 수가 늘어감에 따라 해당 차량을 충전해야 하는 충전기 수는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신축 아파트 기준 5%, 기존 아파트는 2%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이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부 법령이 개정되었고, 늘어가는 전기차를 수용하기 위한 충전기 보급 정책을 만든 것이다. 이런 법령이 시행되자 많은 전문가들은 “오히려 급속 충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존 주차장을 활용해야 하므로 기존 주차칸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해야 공간적인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면서 “전기차 보급이 늘어감에 따라 각 지자체가 이를 대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고속도로에서는 급속
일반 주거지에선 완속
그렇다면 왜 아파트와 같은 주거 공간에서 급속이 아닌 완속 충전기가 설치되어야 할까? 오히려 빨리 충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주거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차를 주차하기 때문에 급속 충전기는 적절하지 않다. 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때 1시간만 사용하게 되어 있으며, 1시간 이상 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런 법령으로 인해 전기차 차주들이 집에 올라가기 전 급속 충전기에 꽂아 놓고 한 시간 뒤에 차를 옮기는 행위는 상당히 효율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급속 충전기에 설치 비용은 거의 완속 충전기 설치 비용의 25배나 될 정도로 비싸다는 것이 문제다. 즉 급속 충전기 1대를 설치할 비용으로 완속 충전기 25대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시간 제한이 있던 급속 충전기에 비해 완속 충전기는 최대 14시간 동안 충전이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주거 지역과 상업 지구에선 급속 충전기보다 완속 충전기가 더 효율적이다. 단순히 충전 속도가 느리다는 것 때문에 급속 충전을 고집하는 것은 더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공간에서는 완속 보단 급속 충전기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정부 역시 주거 지역에선 완속,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공간에선 급속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수를 늘리기보단
설치된 충전기 관리가 중요
비용적인 측면에서 완속 충전기의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많은 차주들이 아파트에 직접 설치하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게다가 정부는 전기차 공용 완속 충전기 설치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전에는 지자체에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과도한 충전기 설치로 인한 무사용 및 방치 충전기 증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와 같은 정책을 내놓게 되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기존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문제가 있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에서는 전기차 충전기의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고 해서 가보면 인터넷에서 제공한 정보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정부는 단순히 전기차를 수용해야 하는 충전기 보급에 신경 쓸 게 아니라 사후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