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를 위한 도로?
버스전용차로 단속 1,2위 구간
뒤늦은 도로 체계 재정비 진행

서울에는 ‘과태료를 위한 도로’라고 불리는 곳이 존재한다. 정해진 도로교통법을 지킬 수 없게 만들었거나, 운전자들이 혼선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도로 체계를 가진 곳을 의미하는데, 오늘 찾아본 곳은 시내 버스전용차로 2곳이다. 버스전용차로 단속 건수 1‧2위 구간으로 산정된 송파구 잠실역과 노원구 화랑대역이 이번 도로 재정비 대상이 된다.

2020년부터 22년 8월까지 해당 지역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으로 인해 과태료를 낸 차량은 무려 8만 5,000대로 집계되었다. 버스전용차로 단속에 걸리면 건당 5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는데, 운전자들에게 약 2년 동안 대략 42억 이상의 과태료를 물린 것이다. 도대체 어떤 도로이길래 단속에 걸리는 운전자들이 이렇게 많을 걸까.

과태료를 문 운전자들
“지나가기만 해도 벌금”

잠실역 4번 출구 인근 버스전용차로. 이곳을 지나며 과태료를 문 운전자들은 모두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지나가기만 해도 벌금을 내는 곳”이라며 “운전자의 잘못보다는 도로 체계가 혼선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억울함을 보였다. 13일 유튜브 정형돈의 제목없음tv에 올라온 영상에는 정형돈 씨가 실제 이곳을 운전해 지나가는 장면을 보여줬다.

정형돈 씨는 잠실역 근처에서 우회전을 위해 점선 차선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했지만, 곧바로 실선으로 바뀌며 버스전용차로로 진입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 차선을 변경하고 싶어도 버스전용차로에 설치된 차단봉에 가로막힌다. 이 부분에서 정형돈 씨를 포함한 많은 운전자들이 단속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단속에 걸리지 않는
주행 방법은?

논란이 된 구간에서는 운전자들이 앞에 있는 차단봉을 보고 유일 우회전 차선으로 착각하여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전방에 버스정류장이 있는지 모르는 초행길이라면 더더욱 단속을 피하기 어렵다. 이곳에서 과태료를 물지 않고 우회전을 하기 위해서는 버스전용차로를 지나간 뒤 우회전 구간 80m 앞에서 차선 2개를 이동해야만 한다.

사실상 버스전용차로가 인근에 위치해있고, 그곳에 무인 단속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만 과태료를 무는 일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운전자들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에서도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버스전용차로로 안내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의 버스전용차로
결국 개편된다

정형돈 씨의 유튜브 영상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지난 17일 “운전자들의 혼란이 지속됨에 따라 작년 11월 29일부터 두 지점에 단속카메라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라고 해명했다. 또 정형돈 씨가 진입한 점선 구간은 우회전을 위한 곳이 아니라 “주변 시설물의 진출입을 위한 구간”이라 덧붙였다.

해당 지점들은 버스전용차로 노면 표시 정비 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곳이었지만 운전자들의 잦은 혼란이 이어져 도로체계를 재정비하겠다는 게 서울시 측의 입장이다. 동절기 이후 올해 2~3월 중에 공사가 진행되며, 단속카메라 철거 실‧점선 노면표시 변경, 버스전용차로 안내 강화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도로 체계 재정비 공사가 예정된 구간은 잠실역과 화랑대역 부근 버스전용차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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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잠실, 나도 당해 5만원 냈다.
    우회전하러 들어갔다가 버스차선 임을 인지하고 다시 좌측차선으로 나오려고했으나 나오지도 못하게 말뚝을 박아 놨다.
    다음 번에 동일하게 들어가는 중 그 사실을 기억하고 후진해서 차선 변경, 겨우 벌금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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