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새 시작 알려
코치 비난에 강제 송환
IOC까지 나서 진상 조사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뒤 망명 신청한 벨라루스 미녀 육상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의 근황이 알려졌다. 지난해 6월 폴란드 대통령령으로 시민권을 받으며 이제 벨라루스가 아닌 폴란드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것이다.

현재 그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는데, 아쉽게도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형 규정에 따르면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선수가 새로운 국적을 얻었을 때 최소 3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출전 종목 갑자기 바꾼
코치 비난했다는 이유

치마누스카야는 여자 200m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벨라루스 대표팀 코치가 돌연 400m로 출전 종목을 바꿨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치마누스카야는 곧바로 자신의 SNS에 코치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는데, 코치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벨라루스에서는 오히려 그를 비난하기 시작한 것.

그런데 코치는 치마누스카야의 출전권을 박탈한 것은 물론 강제 귀국시키려 짐까지 챙겨 공항에 데려갔다. 이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치마누스카야는 도쿄 주재 폴란드 대사관에 보호를 요청했는데, 소식을 접한 폴란드 정부는 치마누스카야에게 인도적 비자를 발급해 강제 귀국을 막을 수 있었다.

사형제도가 존재하는
유럽의 독재국가

이처럼 치마누스카야가 두려움에 떨었던 이유가 있다. 벨라루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라고 불리는 권위주의 국가인데, 유럽 내 사형제도가 존재하는 마지막 국가이기도 하다. 3년 전에는 알렉산드로 루카센코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전국적인 항의가 펼쳐졌는데, 시위를 참여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곤 했다.

당시 시위에 참여한 각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재정 지원을 박탈당하거나 대표팀에서 방출되곤 했다. 이뿐 아니라 일부 선수는 구금되기까지 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물론 치마누스카야는 시위에 참여하지도 정치 활동을 한 적도 없지만, 심상치 않은 자국 분위기에 벨라루스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감정 문제 때문이라는
벨라루스 대표팀

치마누스카야의 남편마저도 벨라루스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피신해야 했는데, 그는 “저는 정치에 대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올림픽에서 있었던 일도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코치들이 저지른 실수를 언급한 것이었다”며 “저는 이게 정치적 스캔들이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서 진상 조사하기를 요청했는데, IOC는 벨라루스 대표팀에 해명을 요청했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벨라루스 측은 치마누스카야가 감정적인 문제로 팀에서 제외됐다고 말하는 등 별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치마누스카야를 보호하던 폴란드 정부는 “그가 스포츠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지원할 것이다”고 적극적인 도움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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