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구단 이적에 분노
홍명보와 아마노 의견 대립
올 시즌 아마노 더비 예고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가 더욱 불꽃이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울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아마노 준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전북으로 이적했기 때문인데, 지난 11일 홍명보 울산 감독은 “아마노는 내가 만난 최악의 일본인이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를 본 아마노 역시 홍명보 감독의 발언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놓으며 두 팀의 신경전은 꺼질 줄 모르고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홍명보 감독 왜 한솥밥을 먹었던 아마노에게 이처럼 말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아보자.
임대생 아마노 맹활약
17년 만에 정상 탈환
일본 축구 대표팀 출신인 아마노는 자국 명문구단인 요코하마를 통해 2014년에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벨기에 리그에 한 시즌 임대를 다년 것을 제외하면 줄곧 요코하마에서 뛰었는데, 209경기 출전해 27골 35도움 기록을 통해 팀에서 핵심 선수로 꼽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울산에 임대 신분으로 오게 된 것. 아마노는 빠른 적응력으로 30경기 9골 1도움을 기록했는데, 공격뿐 아니라 동료 선수의 득점 연결고리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 결과 울산은 라이벌 전북을 꺾고 17년 만에 K리그1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구두 약속해 놓고
돈 더 주는 전북행
홍명보 감독은 팀의 우승을 견인한 아마노와 이번 시즌도 함께할 계획이었다. 실제 아마노와 임대 계약을 연장하기로 구두 합의까지 했는데, 돌연 전북으로 떠나겠다고 한 것이다. 무엇보다 아마노는 울산에서 제시한 연봉보다 약 1억 2000만 원을 더 받는 것으로 전북을 선택했는데, 이 부분이 홍명보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분명 아마노가 홍명보 감독과 이야기 나눌 당시 그가 ‘돈은 상관없다. 팀에 남고 싶다고’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인터뷰에서 “원래 프로는 돈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돈이 기준이 아니라고 했던 선수가 돈만 보고 전북으로 떠났다”며 “처음부터 돈에 대해 언급했으면 협상을 도울 수 있었다. 이는 팀과 선수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은 처사”라고 공개 저격했다.
한국에 데려온 것은 감사
이적은 오퍼 늦었기 때문
다음날 아마노는 개인 통역까지 대동해 반박에 나섰다. 그는 “먼저 한국에 데려와 준 홍명보 감독에 감사했다. 지난 1년 우승을 위해 팀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어제 저에 대해 발언을 하신 것에 대해 유감이다. 홍명보 감독님께서 돈을 선택해서 이적했다고 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과 계약에 관한 이야기는 했지만, 시즌이 끝난 뒤 일본에 돌아간 뒤에도 정식 오퍼는 없었다. 11월 중순에 오퍼를 줬지만, 그땐 이미 울산에서 전북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마노는 울산이 늦장 대응을 해 전북을 택했다는 셈인데, 다만 라이벌 의식이 강한 전북으로 이적한 것에 대해 울산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