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연봉중재신청 없어
9년 만에 승리한 KT 주권
초조한 미계약 선수들
10일로 마감한 KBO리그 연봉중재신청이 단 한 명의 신청자 없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2년 연속 연봉조정을 바라는 선수가 나오지 않은 것인데, 선수들은 각 구단과 진행 중인 연봉 협상을 이어가면서 스프링캠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를 본 전문가들은 예상을 빗나간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는데, 올해부터 적용되는 샐러리캡으로 인해 구단과 선수 간에 다소 잡음이 있을 것이라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왜 적극적으로 연봉 조정에 나설 수 없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데이터 쥐고 있는 구단
선수는 약자
생긴 연봉중재신청은 KBO리그 3년 이상 1군 등록 일수를 채운 선수 중 소속 구단과 연봉 협상 과정에 이견을 보였을 때 KBO가 나서 중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1년 뒤에 생겼는데, 중재신청을 한 선수와 대상 구단은 연봉 산출 근거를 KBO에 제출함에 따라 조정 위원회가 열린다.
KBO리그 역사상 연봉중재를 신청한 사례는 총 98차례나 된다. 하지만 조정위원까지 간 사례는 불과 21번에 그친다. 게다가 선수가 구단을 상대로 승리한 확률은 9.5%로 집계되는 점을 통해 구단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평을 받고 있다.
주권 손 들어준 KBO
달라진 선수 권위
그렇다면 KBO리그 선수 중 연봉 협상을 성공한 선수는 누구일까? 지금까지 2002년 류지현으로 이후 주권이 9년 만에 승리한 것이 유일한 사례다. 류지현은 당시 구단이 제시한 1억 9000만 원보다 3000만 원 높은 2억 2000만 원을 요구했으며, 주권 역시 구단이 내민 연봉보다 3000만 원 높은 2억 5000만 원을 원했다.
KBO는 합당한 기준에 의거해 살펴본 뒤 이들의 손을 들어준 것. 특히 주권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이전까지 모든 데이터를 구단이 쥐고 있었다면, 이제는 선수 측도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 못지않은 공방을 벌일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BO 10개 구단 중
협상 완료한 구단은 없어
이처럼 조금씩 변하고 있는 연봉중재신청에 대한 인식과 달리 여전히 선수들은 구단과 대릭각을 세우기 보다는 조용히 결론을 내길 바라는 분위기다. 특히나 이전과 달라진 샐러리캡 제도로 인해 한층 더 예민해진 모양새다.
아직 KBO리그 10개 구단의 연봉 협상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연봉중재신청이 없었다는 것은 온전히 선수와 구단이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까지 계약을 완료하지 못하는 구단이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는데, 시즌이 시작한 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