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운전 힘들었던 도로
사고율 운전 난도 높아
기술상 어쩔 수 없었어
어릴 적 우리 가족은 일 년에 몇 번씩은 속초와 강릉으로 여행을 갔었는데, 당시에는 속초에 가기 위해서 미시령이나 한계령 고갯길을 넘어갔어야 했다. 이 고갯길들은 여름에는 산 위라 시원해서 좋겠지만, 겨울에는 체인을 감지 않을 경우 아예 진입이 되지 않는 길이었다. 당시에는 전국에 그런 길들이 제법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도 과거 도로 조건이 혹독하여 운전 난도가 높았던 도로들을 소개했다. 오늘은 이 도로들이 왜 난도가 높은 길이었는지, 그리고 당시에는 왜 길을 그렇게 지을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그런 길들이 없는지도 한번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구불구불 원창고개길
롤러코스터 잼버리 도로
원창고개길은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고갯길로, 길이 산 위로 굽이쳐 있어 언뜻 보면 산책하기에 좋은 길처럼 보이지만, 경사와 코너가 겹치면서 상당히 거친 길로 정평이 나버렸는데, 심지어 과거에는 춘천, 홍천, 원주를 잇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에 통행량도 많아지면서 잦은 사고로 악명을 떨쳤다. 과거 영상들을 보면 수많은 차가 갓길에 퍼져있는 광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로 홍천을 지나 고성으로 이어지는 잼버리도로는 코너가 아니라 심각한 경사가 진 곳이다. 잼버리도로는 산을 그대로 깎아서 만든 도로이기 때문에 앞뒤로 급경사가 발생하는 도로이다. 따라서 여름에는 물이 고이고, 겨울에는 빙판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도로 환경이 매우 열악해진다.
역시 기술의 문제
지금은 저런 길 안 만들어
저런 길들이 거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생각 외로 단순한데, 해당 구간들은 모두 건설된 지 오래된 도로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준공한 시기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긴 터널을 짓지 못하거나, 혹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경제성이 낮다면, 남는 방법은 자연 지형에 따라 길을 내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축 공법이 당시에 비해 몰라보게 발전한 현재에는 저런 도로를 되도록 짓지 않는다. 처음 예시로 언급한 미시령은 이제는 거의 20여 년 전에 터널이 완공되면서 고갯길은 사실상 관광용 도로로 바뀌어버렸다. 아무리 경치가 좋다고 해도 거친 길을 자진해서 갈 운전자는 생각보다 적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강원도에서 미시령 고갯길을 자전거 도로로 바꾸려 했다가 주민들과 부딪쳤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운전자를 리스펙트
네티즌 ‘저길 그땐 어떻게 갔냐’
당시에는 이처럼 거친 길들이 많았고, 그래서일까, 당시 가족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시던 아버지의 운전 실력과 자동차 관리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 새삼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는 바이다.
네티즌들은 당시 도로들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당시에는 그냥 당연하게 다녔던 것 같은데, 어떻게 저런 길로 다닌 걸까’라는 댓글을 달았으며, ‘새삼 당시 아버지 세대가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