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 기능
잇단 사고로 도마 올라
작심 비판한 슈퍼볼 광고
지난해 추수감사절,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80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중 추돌사고 이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곧바로 특별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1차 사고를 유발한 테슬라 모델S 운전자는 “FSD 기능을 켠 상태로 진행하던 중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사고가 났다”라고 경찰에 진술했고, NHTSA는 해당 사건을 포함 최소 41건의 테슬라 관련 충돌 사고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NHTSA의 조사 외에 미 법무부도 지난해 10월부터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기능에 대해 형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말, 테슬라는 공시 자료를 통해 “미국 법무부로부터 FSD와 오토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문서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테슬라 자율 주행 기능 관련 이슈는 비교적 진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내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 최근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슈퍼볼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마네킹 치고 쌩쌩
“FSD는 엉터리 기술”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프로축구(NFL) 결승전 슈퍼볼 TV 광고에 테슬라 FSD 기능 금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캠페인이 등장해 화제다. 워싱턴 DC와 오스틴, 애틀란타, 새크라멘토 등에서 방영된 해당 광고는 그린힐스소프트웨어 CEO 댄 오다우드가 설립한 ‘The Dawn Project’에서 제작했고, 이 단체는 최근 몇 년 동안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30초 길이의 영상은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유모차를 치고 가거나 진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고, 어린이 마네킹에 돌진하는 등 인식 오류를 범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영상 말미에 “미 도로교통안전국은 왜 테슬라 FSD 기능을 허용하나요?”라는 문구를 남기며 끝난다.
FSD 반대론자 오다우드
일론 머스크와 강한 대립
The Dawn Project는 해당 광고에 59만 8천 달러(한화 약 7억 5,808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며 “테슬라의 기만적인 마케팅과 비참할 정도로 부적절한 기술이 대중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광고 촬영에 동원된 모델3 차량은 FSD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로 추정되며, The Dawn Project는 추가적인 영상 및 서면 광고를 예고했다.
The Dawn Project의 설립자 댄 오다우드는 지금까지 수백만 달러의 사비를 들여 FSD 기능 안전성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 8월에도 테슬라 차량이 아동 마네킹을 들이받는 장면이 담긴 광고를 공개해 화제가 됐고, 당시 테슬라는 “해당 테스트는 심각하게 기만적이고 사기에 가깝다”라고 밝혔다. 이후 SNS상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댄 오다우드 간의 긴 설전이 오갔고, 둘의 앙숙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속이 훤히 보이는 활동”
테슬라 지지자들의 비판
댄 오다우드의 광고는 테슬라 지지자들의 극렬한 비판을 마주하기도 했다. 그가 설립한 그린힐스소프트웨어는 자동차 산업, 특히 운전 보조 기능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기 때문에 정직하지 못한 비판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그의 광고 영상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오다우드는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검증할 수 있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영상 진위를 떠나 댄 오다우드의 비판 방식은 그리 건전해 보이지 않는다. 그는 광고의 목적이 ‘안전’이라고 말하지만, 어린이 마네킹을 들이받는 테슬라 차량의 모습은 다소 자극적이어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오해의 소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앞으로 The Dawn Project가 어떤 광고를 제작할지, 일론 머스크와 그의 지지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