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인 전동화 트렌드
끝나지 않은 친환경 논란
토요타의 연구 결과는?
요즘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키워드는 ‘전동화’다.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한 시도에서 시작되었지만 유럽연합(EU)이 촉박한 전동화 목표를 제시한 뒤로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답부터 확실히 나오지 않았으며 리튬이온배터리 관련 안전성 문제, 가격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 넘어 산이다.
이러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서도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전기차만 만들던 테슬라는 얼마 전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지내고 있었으며, 전동화에 발 빠르게 준비해온 현대차, 포드, 폭스바겐 등의 성장세는 심상치 않다. 하지만 전기차 후발주자인 일본의 경우 그간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을 내놓아 전기차 시장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데, 최근 토요타가 전동화 트렌드를 송두리째 뒤집을 연구 결과를 내놓아 관심을 모은다.
전기차 올인은 위험
한정된 자원 아껴야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Carscoops)의 1월 3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길 프랫(Gill Pratt) 토요타 수석 연구원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에 올인하는 것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수소, 하이브리드 등 다른 에너지원을 가진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리튬을 포함한 배터리 원재료 광물의 부족,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로 자동차 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리튬의 가용량을 생각하면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튬은 한정된 자원인 만큼 같은 양으로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만드는 것이 탄소 배출량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 변화 커
하이브리드가 효율적
길 프랫 수석 연구원은 전 세계의 자동차 대수가 100대로 한정된 상황에서 내연기관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50g/km로 가정했을 때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00kWh 용량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리튬이 있다면 최고 사양의 테슬라 한 대를 생산할 수 있으나 나머지 99대의 차량은 여전히 연소를 통해 km당 248.5g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반면 100kWh 배터리에 해당하는 리튬을 하이브리드 차량 90대에 분산시킬 경우 평균 배출량이 205g/km로 감소한다는 것이 근거다.
그는 “배터리 원자재, 충전 시설 부족 문제는 전기차가 현재의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차량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분명한 증거가 될 것”이라며 “현재 도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다양한 차량 유형을 혼합하는 것이며 앞으로 전기차 업계에 위기가 닥치면 시간은 우리 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Z4X로 망신당한 토요타
네티즌 반응 크게 엇갈려
한편 토요타는 작년 5월 자사 첫 전용 전기차 bZ4X를 출시했다가 숱한 결함에 시달렸다. 주행 중 휠 볼트가 풀려 바퀴가 빠지는 결함이 확인되어 모든 물량을 리콜했으며 결함 원인이 전기차의 토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 결함으로 밝혀져 강도 높게 비난받은 바 있다. 작년 말에는 덴마크 자동차 전문 매체 ‘FDM’이 현재 시판되는 전기차들의 실제 주행가능거리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bZ4X의 주행가능거리가 제원상 수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네티즌들은 “전기차 못 만드니까 마지막 발악으로 여론 조작까지 시도하네”, “토요타 전기차 수준 보면 처참하던데 현대차만큼만 했어도 자기 입으로 저런 말은 안 했겠지”, “맞는 말 같은데? 전부 전기차로 바뀌면 그 어마어마한 전력은 어디서 다 끌어오려고?”, “전기차로 대체할 수 없는 업종이랑 차종이 있어서 전면 전동화는 아무리 봐도 무리임”,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얼마나 많은지는 잘 안 알려져 있더라”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