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비운의 플래그십 세단 엔터프라이즈
지금 봐도 놀라운 기능과 승차감
주행감까지 다른 세단과는 차별화

오늘도 돌아온 <명차 시리즈>입니다. 그동안 요청이 정말 많았던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인 엔터프라이즈를 가져왔습니다. 이 차가 97년도부터 2002년까지 생산돼서 판매됐지만 그 이후에 기아 자동차가 부도가 나면서 단종이 돼버린 아주 안타까운 비운의 차량입니다.

다이너스트, 체어맨, 아카디아와
경쟁하던 플래그십 세단

이 차의 프로젝트명은 T3라고 하고, 이 당시에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경쟁했던 모델은 현대 다이너스트, 쌍용 체어맨, 대우 아카디아입니다. 그만큼 아주 매력적인 차죠. 하지만 앞에 말했던 다이너스티, 아카디어 같은 경우에는 전륜 구동 바디에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었다면 체어맨과 엔터프라이즈는 후륜 구동 바디에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었죠.

당시 기아 엔터프라이즈 하면 성공의 상징이었습니다. 기아가 부도가 나면서 이미지가 많이 깨져서 상당히 아쉬운 차량입니다. 판매량도 우수했고, 기아 포텐샤의 후속 모델로 굉장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당시 최대 배기량 2.5, 3.0, 3.6 세 가지 엔진 트림이 있는데 3.6 같은 경우 국산 브랜드 중 가장 대배기량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기아 엔터프라이즈에 리무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모르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엔터프라이즈 리무진은 10대 한정 생산해서 판매할 계획이었는데 실제로는 6대만 생산됐고, 그중 2호 차는 정주영 회장님의 실제 소유 차량이었다고 합니다.

딱 그 시대 인기 많을 디자인
최초의 전용 엠블럼

일단 외관을 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들이 많습니다. 각진 디자인, 강인해 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 보닛 후드에 엠블럼, 이런 부분들을 보면 딱 그 당시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많이 넣었죠. 기아 최초로 기아 마크가 아닌 전용 엠블럼이 달려 나온 바로 이 엔터프라이즈입니다. 헤드 라이터를 보니까 현대 각쿠스와 비슷해 보이고, 라디에이터는 자세히 보면 정감이 있는데 한국 고유의 창호 디자인입니다.

휠 같은 경우는 알루미늄 휠에 크롬 도금이 올라간 휠이라고 하는데 일명 고기 불판이라고도 하죠. 링이 매우 크고, 빗살무늬처럼 날들이 많이 휠들이 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 많이 나왔었습니다. 특이한 게 또 있습니다. 문을 열면 바로 나오는데요. 프레임리스 도어가 나와요. 스포츠카, 컨버터블 등 고급 차에서 많이 보이는 디자인이죠.

지금도 많은 오너분들이나 올드카 좋아하시는 분들이 엔터프라이즈를 다들 칭찬하시는 이유가 이런 매력 포인트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서 그 향수에 젖어 드는 거죠. 안테나도 나오죠? 지금은 이런 게 없는데 이 당시에 나왔던 차들은 오디오를 틀 때 안테나가 나왔습니다.

이 당시에 나온 차들은 이렇게 키로 트렁크를 열 수 있었습니다. 이 당시에 나왔던 차들의 또 다른 특징이 트렁크가 굉장히 넓은 거죠.

고급스러움이 남다른
실내 디테일

뒷좌석이 굉장히 넓고 고급스럽습니다. 운전도 부드럽고 시원하게 나간다고 합니다. 이 엔터프라이즈의 매력은 뒷좌석에 안마 시트가 국산 차 최초로 적용된 모델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안마 시트 들어간 차가 많이 없는데 97년도에 나온 이 차에 안마 시트가 있습니다. 뒤쪽에 보면 방향제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지금 고급차들도 공기청정기가 잘 없는데 이렇게 들어가 있습니다.

엔터테이너 기능도 정말 많습니다. 컵홀더, 수납공간도 있고, 2열 시트를 뒤로 뉠 수 있습니다. 재미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조수석으로 발을 뺄 수 있도록 설계해놔서 편하게 누울 수 있습니다. 상석에 타는 사람이 편하도록 조수석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옆에 있습니다.

운전석도 상당히 감성이 있습니다. 이 당시 플래그십 세단은 시트가 물렁물렁한 게 특징이고, 엔터프라이즈도 마찬가지로 시트가 소파 앉는 것처럼 편합니다.

기본형에도 옵션이 상당히 다양하게 많이 들어갑니다. 전자도 에어컨, 속도 감응형 파워, 스티어링 휠, ABS 자동해체식 풋브레이크, 듀얼 에어백, ECM, 운전석 및 파워시트, 오디오 리모컨이 들어가고, 3.0 같은 경에는 2.5에는 들어가지 않은 시트 온도조절 가능, 공기청정기, VIP석 허리 전동 바이브레이터가 장착된 내장형 안마기가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계기판이 전자식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핸들의 위치를 바꿀 수 있고, 트립 같은 거 설정할 수 있는 버튼도 있습니다. 이 당시엔 테이프를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엔터프라이즈는 스크린으로 작동이 되고, CD 체인저와 테이프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나옵니다. 심지어 순정으로 달려 나오는 거죠. 이 당시엔 상상하기 힘든 고급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죠. 시계가 차에 잘 안 들어갔던 시대인데 아날로그 시계가 안쪽에 내장이 되어 있어서 럭셔리한 느낌을 한층 더 높여준다고 볼 수 있죠.

다른 플래그십 세단과 다른 주행감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

엔터프라이즈는 풋브레이크가 들어있죠. 요즘은 사이드 브레이크, 전자식 사이드 브레이크도 많은데요. 풋브레이크를 꾹 누르면 사이드 브레이크가 채워집니다. 풋브레이크를 한 번 더 눌러서 푸는 경우도 있지만, 엔터프라이즈는 드라이버를 오면 자동으로 탁 풀립니다.

이 당시 나왔던 플래그십 세단들은 다 승차감이 비슷합니다. 말 그대로 물 서스. 모든 중점이 편안함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코너링과 소속 안정감을 조금 포기하는 대신 승차감 위주의 세팅이 많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나왔던 차들 중에 후륜 구동 베이스로 만들어진 세단이다 보니까 당시에 나온 전륜 구동 베이스로 나왔던 세단보다는 조금 더 코너링에 있어서 부드럽고 빠른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쇼바는 기아 자동차에서 만들었는데요. 처음 만들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교환 주기가 아주 짧았습니다. 완성도 면에서 문제가 있진 않았고, 소모품의 교환주기가 빨랐습니다. 반면 장점은 액셀을 밟으면 튀어 나가는 힘이 좋습니다. 게다가 주행 시 지금 나오는 차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로 굉장히 조용합니다. 초반 액셀을 밟았을 때 나가는 반응과 힘이 생각보다 더 굉장합니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합니다. 보통 플래그십 세단들은 반응 자체를 늦게 설계하기 때문에 악셀을 밟으면 바로 튀어나가는 세팅이 확실히 다르게 느껴지죠. 운전의 재미도 어느 정도 포커스를 맞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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